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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국왕의 장기 입원으로 태국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고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태국의 SET 지수는 지난 14일 2.04% 하락한 데 이어 15일에도 5.3%나 급락, 이틀 만에 7%넘게 빠졌다. 최근 미국 증시의 호조로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다. 16일 나흘 만에 지수가 반등에 성공하긴 했지만, 불안감은 여전한 모습이다. 이 같은 증시 하락은 태국 정국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건강 이상설 때문이다. 81세로 고령인 그가 고열과 피로, 식욕부진 등으로 한달 가량 병원신세를 지면서 그의 건강 상태에 대한 민감한 반응이 시장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푸미폰 국왕은 부정부패 혐의로 해외도피 중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지지세력과 반대세력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는 태국에서 '살아있는 부처'로 추앙 받으며 절대권력을 누려왔다. 현 총리인 아피싯 웨차치와는 반 탁신파로 푸미폰 국왕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국왕의 유고 사태가 발생한다면 정국 불안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파타레야 벤자폰차이 태국증권거래소 회장은 "태국 증시의 기초는 변한 것이 전혀 없다"며 "투자가들은 풍문에 휩쓸리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푸미폰 국왕은 약물 및 재활치료를 통해 건강을 회복 중이며 화급한 상황은 아니라는 게 정부의 공식입장이다. 데이비드 코헨 싱가포르 소재 액션이코노믹스 국장은 "태국 내 다양한 갈등을 통합시키는 중재자 역할을 해왔던 국왕의 건강 악화설은 외국 투자자에게 부정적인 뉴스"라고 지적했다.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도 "국왕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 해도 태국 경제에 근본적인 변화는 없겠지만, 태국에 혼란이 재연되는 것은 막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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