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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증시 외양간부터 고쳐야

얼마 전 금융위원회가 꽁꽁 얼어붙은 국내 자금조달시장을 활성화하겠다며 몇 가지 카드를 꺼냈다. 그 골자는 우량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과 벤처회사를 코스닥시장에 적극 유치하기 위해 코스닥시장 상장 요건을 폐지하고 심사기간도 대폭 줄이겠다는 것이 그 골자였다. 여기에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코넥스)을 코스닥시장에 개설하는 한편 포브스 500대 기업 수준의 글로벌 우량회사를 국내 증시에 유치하기 위한 당근책도 함께 제시했다.

이에 대해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투자업계는 일단 반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조치가 꽁꽁 얼어붙었던 기업공개(IPO)시장 등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창구에 어느 정도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무턱대고 반길 수만도 없다는 입장도 내놓고 있다. 증시 상장의 문턱이 낮아졌을 때 일어났던 몇 번의 악몽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90년대 말부터 2000년 초까지 코스닥시장에 강타했던 IT(정보기술) 버블은 '묻지마 투자' '아줌마 부대'라는 신조어를 불러왔지만 결국 거품이 붕괴되면서 코스닥시장에 투자자를 몰아내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로 인해 일부 투자자들은 지금까지 '코스닥=못 믿을 곳'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안으며 살아가고 있다. 또 외국기업에 대한 검증 없는 상장은 중국고섬 사태를 야기하며 중국 기업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심어주기도 했다. 이번 금융위의 조치를 기대반 걱정반으로 바라보는 것도 바로 여기에 기인한다.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에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는 취지는 100% 공감한다. 하지만 이것이 투자자에게 믿음을 주고 주식시장의 건전한 발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철저한 검증과 투자자 보호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만약 이것이 실패했을 때 앞으로 중소기업은 증시에서 자금조달을 할 기회를 영영 잃어버리고 코스닥시장은 투자자로부터 완전히 버림 받을지도 모른다.



소를 잃어버려도 외양간을 만들면 소를 다시 키울 수 있다. 하지만 외양간이 허술하면 소는 또다시 뛰쳐나갈 수 있다. 이제는 소(투자자)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빈틈없는 외양간(투자자보호장치)을 만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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