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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성시대' 수니-시아파 갈등 선명해진 중동 전선

중동 각 지역에서 시아파 종주국 이란의 영향력 확대가 동시다발로 진행되면서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도 선명해지는 국면이다.

이란을 중심으로 이른바 ‘시아파 벨트’가 걸프지역까지 넓어지자 사우디아라비아를 필두로 한 이곳의 수니파 왕정의 반(反)이란 세력이 그 반작용으로 결집, 어느 때보다 종파간 긴장이 팽팽해졌다.

수니파와 시아파 갈등은 그간 한 국가 안에서 충돌하는 양상이었지만 지금은 중동 전체에서 전선이 형성되는 모양새다.

양 종파의 충돌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사건은 이란에 우호적인 예멘 시아파 반군 후티의 쿠데타다.

유엔과 걸프국가의 지지를 받는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대통령의 과도 정부를 후티가 무력으로 압박하고 권력의 전면으로 나서려고 하자 사우디 등 아랍권 수니파 국가가 26일 전격적인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다.

하디 대통령이 쿠데타를 피해 도피한 남부 아덴 주변 도시를 후티가 장악한 지 만 하루만에 사우디 등은 정치적 해결 과정을 거치지 않고 후티를 불법 쿠데타 세력으로 규정, 합법 정부를 재건한다며 바로 군사 개입했다.

사우디 등의 군사개입은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정권에 대한 대응과 전혀 다르다.

엘시시 역시 후티와 마찬가지로 합법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쿠데타로 전복하고 권력을 찬탈했으나 사우디 등 걸프 지역 수니파 왕정은 엘시시 정권을 강력히 지지했다.

엘시시가 걸프국가가 경계하는 무슬림형제단 세력을 제거했기 때문이다.

사우디 등이 후티에 강경하게 대응한 것은 이들이 불법 쿠데타를 일으켜서가 아니라 이들의 배후라고 믿는 이란이 걸프지역에 정치·군사적 교두보를 마련하는 상황을 미리 방지하기 하기 위해서다.

후티에 대한 전쟁이 아니라 이란과 시아파에 대한 방어인 셈이다.

이런 갈등은 ‘이슬람국가’(IS) 격퇴 과정에서도 그대로 재현됐다.

이란이 시아파 이라크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IS 사태에 대응하면서 사우디 등 걸프국가의 불안감은 커졌다.



이달 2일 시작된 이라크 티크리트 탈환작전 초기에 미국은 손을 떼고 이란이 깊숙이 개입하자 사우디는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면전에서 “가장 우려하던 상황”이라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또 다른 중동의 골칫거리인 시리아 내전도 기본적으로 시아파 계열의 알라위파인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과 수니파인 반군 간 충돌 구도다.

이란과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시리아 정부군에 동조한 반면, 걸프 왕정과 터키는 반군에 무기와 자금 등을 간접 지원하고 있다.

이런 대결구도는 지난해부터 ‘공공의 적’이 된 IS의 득세로 흐트러졌다가 최근에는 IS 격퇴전과 맞물리면서 다시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이브라힘 알자피리 이라크 외무장관이 지난 24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방문해 우의와 협력을 과시한 것은 시아파 벨트를 공고화하는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알아사드는 IS와 알누스라전선(알카에다 시리아 지부) 외에도 모든 반군을 테러조직으로 보고 있다.

이라크가 자국 내 IS 점령지도 탈환하지 못해 시리아 내전에 개입할 여력이 없지만 IS 격퇴전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낸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이라크 고위 관리의 이례적인 시리아 방문은 알아사드 정권 제거보다 협상에 무게를 둔 케리 장관의 발언이 논란이 된 직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국이 이스라엘과의 관계 냉각을 무릅쓰고 이란 핵협상에 공을 들이는 점도 아랍 수니파 국가의 경계심을 바짝 키웠다.

핵협상이 타결되면 IS의 기반이 없는 이란이 IS 격퇴전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알아사드 정권에 영향력을 행사해 내전의 정치적 해법도 기대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미국이 갈팡질팡하면서 해법을 찾지 못하는 예멘, 시리아, IS사태에서 이란의 입지가 더욱 커지게 될 수 있다.

터키가 최근 방향을 바꿔 시리아 반군에 군사훈련을 제공하고, 터키 남부 인지를릭 공군 기지에서 미군의 공격용 무인기 배치에 합의한 것 역시 최근 이란의 부상에 따라 예민해진 수니파의 견제 정책의 맥락으로 풀이된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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