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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시장 뚫을 수 있다(사설)

지난 30여년간 우리경제는 수출입에 의존해 성장해왔다. 앞으로도 그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우리의 무역구조를 보면 96년도 상반기 기준으로 수출의 대선진국 의존도는 46%, 대개도국 의존도는 54%였다. 선진국 가운데 미국과 일본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두 나라에 대한 우리의 수출의존도는 96년말 기준 38% 수준으로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반면 수입의존도는 90년대들어 일관되게 4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 무역의 문제점이 이 두나라에 대한 수출부진에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무역적자는 2백4억달러에 달했다. 그중 미일 양국에 대한 무역적자는 11월말 현재 대일적자 1백43억달러, 대미적자 1백2억달러로 두나라 합계 2백45억달러였다. 이같은 무역적자가 없었다면 우리가 당면한 국제수지 적자는 없었을 것이다. 물론 미일 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상품이 산업설비와 식량등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수입의 억제보다는 수출의 확대로 문제를 풀어야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적자의 주범인 두 나라 시장 대선진국 수출은 경쟁이 치열하다는 어려움이 있기는 하나 시장규모의 거대함에서 오는 경제적 이익으로 제품의 생산비를 인하해 국제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한 정치적 불안이 없음으로 기업은 안정된 이익의 확보가 가능한 이점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미일 두나라의 수입규모를 고려할때 우리가 미일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을 1%만 올린다해도 무역적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의지 있으면 개혁여지 커 그렇다면 우리가 두나라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수출상품의 가격 및 비가격 경쟁력의 저하를 들 수 있다. 경쟁력 저하의 배경에는 이른바 「고비용 저효율」의 문제에다 엔저, 노사갈등 등의 요인을 꼽을 수 있다. 이밖에 반도체 석유화학 조선등 우리 주력상품의 가격하락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 여건 탓만 할 수는 없다. 과거처럼 우리가 미일시장을 파고들던 결연한 의지만 다시 갖는다면 사정은 급속히 달라질 수 있다. 우선 미국시장을 보자. 사실 미국처럼 열린 시장도 없다. 바로 그것 때문에 경쟁이 치열한 것이다. 미국은 높은 소득을 가진 2억의 인구가 있으며 광대한 국토로 지역간 경제적 특성이 확실한 국가이다. 소비자가 무엇을 언제 얼마나 원하는지를 정확히 파악만 한다면 수출규모는 얼마든지 늘려갈 수 있다. 또한 미국내 지역별 특성을 잘 연구해 그에 맞는 수출 전략을 세운다면 개척가능성은 무한대에 가까운 시장이다. 미국 통상정책의 기본도 역시 무역의 확대 균형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대미수출 부진은 우리에게 문제가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어려울수록 초심으로 일본시장은 어떤가. 일본이 수년전부터 수입증가를 국가의 중요한 통상정책으로 채택하고 있음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일본역시 까다로운 시장이다. 일본시장에서의 경쟁에 살아남는 상품은 세계 어느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공통의 의견이다. 이처럼 까다로운 시장에서 우리 상품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개도국에서의 경쟁이 훨씬 쉬워질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고비용 저효율로 표현되는 우리 경제의 어려움, 노동법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 1천억달러가 넘는 외채문제 등 우울한 얘기들 뿐이다. 그러나 선진국 경기호조 및 개도국의 활황세, 달러화의 약화추세, 달러에 대한 원화환율의 완만한 하락세, 수출공급능력의 확충 등 호재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우리는 빈손으로 출발해 오늘과 같은 경제수준을 달성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어렵다 피하지 말고 까다로운 두 시장을 개척해 여타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한다. 어려울 때 일수록 초심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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