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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문화재라고 체통 고집 안해요”

뮤지컬 ‘크리스마스 캐롤’ 스크루지役 송용태


선 굵은 얼굴과 묵직한 목소리의 중견배우 송용태(사진ㆍ54)는 브라운관와 스크린과 무대 등 다양한 매체에서 모습을 볼 수 있는 낯익은 배우다. 그는 69년 신상옥 감독의 ‘평양 폭격대’에서 파일럿 역으로 데뷔해 ‘공공의 적 2’까지 한국 영화의 조연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드라마에서도 단골 조연이다. 짙은 인상을 풍기는 그의 외모 덕분에 많은 대하드라마의 조연은 대부분 그의 차지다. 왕건에서 홍유장군 역에 이어 최근에는 차기 KBS 대하 드라마인 ‘서울 1945’에서 조선 노동당 설립 창단 멤버였던 허가이 역을 맡았다. 그는 “예전 수사반장에서 범인 역을 많이 맡았었죠. 사실 그 드라마는 최불암 씨가 주연이 아니라 범인이 주인공”이라며 웃었다. TV와 스크린에서는 조연인 송용태가 무대에 서면 딴판이다. 81년 마당놀이 첫 작품인 ‘허생전’과 뮤지컬이 생소했던 85년에는 ‘지붕위의 바이올린’에서 주인공 역 테비에로 관객들과 평단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이렇듯 시청자와 관객의 사랑을 받아온 송용태가 ‘국보(國寶)’라는 사실은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안양예고시절 친구들과 ‘우리 것’을 찾아보자는 관심에서 시작한 강령탈춤이 그를 무형문화재 34호로 만들었다. 송씨는 일곱 과장(막)으로 이루어진 탈춤의 등장인물이 소화해 내야 할 재담과 노래가 마치 신체의 일부라도 된 냥, 어디서나 판만 열리면 사자가 되고, 양반이 되고 취바리가 된다. 문화재 배우인 송용태가 아이러니 하게도 요즈음은 뮤지컬 무대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주역이다. 그가 무대에서 더욱 커보이는 데는 탈춤에서 다져진 무대 장악력 덕이다. 창으로 훈련된 울림 큰 목소리와 춤사위를 연상시키는 보폭 큰 연기가 어떤 배역이든 맛깔스럽게 소화해 내는 비결이다. 공연의 성수기인 요즈음 ‘크리스마스 캐롤’에서 스쿠루지 역과 내년 1월에 막을 올리는 ‘프로듀서즈’의 주인공 맥스 역을 맡아 연습에 한창이다. 그는 “두 작품 모두 하이 코미디다”며 “스쿠루지가 고집스럽고 괴팍한 늙은이지만 그 이면에는 천진난만한 동심이 있다. 스쿠루지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의 코믹연기는 지난해 ‘미녀와 야수’에서 집사인 괘종시계 ‘콕스워스’로 빛을 발했다. 마치 애니메이션을 옮겨놓은 듯 재미있다는 평을 받았다. 그는 “브라운관은 표정연기가 포인트라면 무대는 살아있는 사람과의 대화가 가장 큰 매력”이라며 “인간 문화재라고 해서 체통만 고집하던 시대는 지났어요. 탈춤이나 드라마 연기가 무대에서도 통한답니다. 10년이 지나도 지금과 같이 변함없이 연기를 하고 있겠지요”라며 배우로 평생 살겠다는 각오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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