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에도 불구하고 원ㆍ달러 환율이 18거래일 만에 다시 1,050대에 진입했다. 원ㆍ엔환율은 오후3시 현재 100엔당 1,056원95전에 거래돼 최저치 기록을 연일 깼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원50전 내린 1,057원90전에 마감했다. 원ㆍ달러 환율이 1,050원대 재진입한 것은 외환 당국이 강도 높은 개입에 나서기 전날인 10월23일 이후 18거래일 만이다.
원ㆍ달러 환율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이른바 '옐런 효과'다. 재닛 옐런 미국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 지명자가 청문회에서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우호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달러화 약세가 지속된 것이다. 장 초반 외환 당국에 대한 경계감으로 원ㆍ달러 환율은 1,060원대 초반에 머무는 듯 했으나 오후2시30분 넘어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풀리면서 1,060원선이 힘없이 뚫렸다.
그러나 외환시장 분위기는 지난달 말처럼 긴박하게 돌아가지는 않는 모습이다. 추세적인 하락에 베팅하는 움직임도 아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도 다음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발표 전까지는 시장에 관망 분위기가 짙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미국 양적완화 유지에 대한 기대감, 수출업체 네고물량(달러매도)으로 1,050원대가 됐지만 거래량이 적은 상태에서 일시적으로 물량이 나온 데 따른 영향이지 추가적인 하락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신경 쓰이는 건 원ㆍ엔 환율이다. 이날 원ㆍ엔환율은 오후3시 현재 1,056원95전에 거래돼 지난 2008년 9월17일 1,051원64전(오후3시 기준) 이후 5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한국 경제가 다른 신흥국보다 긍정적 평가를 받고 원ㆍ엔 환율 하락 속도가 가파르지 않다고는 하지만 원ㆍ엔 환율 압력이 높아질 경우 외환 당국이 속도조절을 위해 다시 개입에 나설 명분이 된다.
원ㆍ달러 환율이 연저점을 깰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변동성이 많이 축소된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전저점이 깨질 경우 기술적으로 지지선이 없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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