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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연평해전과 백 투 더 퓨처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우리나라와 터키 간 3·4위 전이 벌어진 지난 2002년 6월29일. 온 국민이 응원에 열중할 때 서해 연평도 인근 북방한계선(NLL)에서는 남북 함정 간에 교전이 벌어졌다. '어선보호' 명목으로 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들은 오전10시25분 해군 참수리 357호에 기습사격을 했다. 우리 측도 참수리 357호와 358호가 대응사격을 하고 인근 제천·진해함(PCC)과 참수리급 경비정 4척도 격파사격에 나섰다. 31분 진행된 교전에서 남측은 6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고 북측은 초계정 등산곶 684호가 반파된 채 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제2차 연평해전이다.

앞서 1999년 6월15일 오전에도 14분간 교전이 벌어져 남측은 고속정 5척이 경미한 손상을 입은 반면 북측은 어뢰정 1척이 격침되고 5척이 크게 부서졌다.

제2차 연평해전에서 침몰했던 참수리 357호를 다룬 '연평해전'이라는 영화가 화제다. 살벌한 전투현장에서 쓰러져간 꽃다운 젊은이들의 가슴 아픈 스토리에 절로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 영화에 30억원을 투자했던 IBK기업은행의 권선주 행장은 기자와 만나 "월드컵에 열광해 있을 때 젊은이들이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웠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 물론 연평해전을 통해 안보의식을 다지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꽃게잡이'라는 경제적 요인이 결부돼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1990년대 중반부터 서해어장에서 꽃게가 늘어나 제1연평해전 당시 꽃게 수확량(인천광역시 기준)은 9,000여톤, 제2연평해전 때는 1만5,000톤으로 급증했다.

꽃게잡이가 촉발한 연평해전

1990년대 중후반 수많은 아사자를 낳은 '고난의 행군기'를 거쳤던 북에서는 꽃게 풍년기를 맞아 무리하게 밀고 내려오다가 충돌을 자초했던 것이다. 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노무현 정부에서는 서해에서 해파리가 급증하며 꽃게가 감소해 평화가 이어졌으나 이명박 정부에서는 꽃게가 다시 급증해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이 터졌다"며 "박근혜 정부에서는 다시 해파리가 늘어나 서해에서 평화가 오는 아이러니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최근 몇 년 새 남중국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과 베트남·필리핀의 분쟁 역시 인공섬 건설과 석유 탐사 등을 위한 중국 측의 팽창주의에 주변국이 반발하면서 발생했다. 일본이 독도와 동해에 대해 거듭 도발을 하는 것도 군국주의적 속성에도 기인하지만 천연자원 개발과 어업권 확보와도 관련이 깊다.



요는 남북 경제교류협력이 평화를 구축해 안보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첩경이라는 점이다. 5만4,000여명이 고용된 개성공단이 대표적인 예다. 2010년 5·24조치 이후 대북 인도적 지원조차 끊긴 것은 북한뿐만 아니라 남한에도 엄청난 손해다. 남북 대치가 심화되는 사이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천연자원, 항만·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선점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을 심각하게 직시해야 한다. 만약 북한 급변사태가 발생할 경우 어떻게 감당할지도 아득하다.

# 1980년대 중후반 전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한 SF 코미디 영화 '백 투 더 퓨처'를 보면 세상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주인공 마티는 브라운 박사의 타임머신을 타고 여러 에피소드를 겪는데 당시 상상 속의 3D 홀로그램이나 스마트TV, 지문인식 열쇠 등은 이미 대중화됐고 드론(무인기)도 널리 퍼지고 있다.

남북 경협·교류에 안보도 달려

당시 머릿속으로 그려보던 미래가 차근차근 현실이 됐다. 마치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유행했던 '꿈★은 이뤄진다'는 응원문구를 연상케 한다. 남북관계도 상생하는 꿈을 꾸면 된다. 4강에 둘러싸인 채 저성장의 늪에 빠진 상황에서 허송세월할 때가 아니다. 대일관계 개선 이상으로 남북관계 회복이 절실하다. 전두환·노태우 정권에서 42차례나 남북 비밀회담 대표로 활약했던 박철언 전 장관은 기자에게 "1983년 버마 아웅산 폭탄테러 사건으로 많은 요인이 숨졌지만 결국 1985년에 이산가족 상봉 등을 이뤄냈다"며 탄력적인 대북정책을 강조했다. 'Impossible(불가능한)' 남북관계도 아포스트로피를 치는 발상의 전환과 창의적 접근을 한다면 'I'm possible(가능한)'로 바뀌지 않을까.

/고광본 정보산업부장 kb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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