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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Story]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골프'로 대히트…" '수입차 비싸고 커야한다'는 통념 깼죠"<br>지난해 3,000대 가까이 팔려 당당히 베스트셀링카 반열에<br>디젤차 부정적 이미지도 개선<br>"창의적 사고 바탕 직원과 소통 수입차 시장 1위도 멀지 않아"





어릴 시절 남달리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소년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소년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당시 국내에서는 극히 드물었던 수입 자동차. 소년은 길거리에서 우연히 수입차와 마주칠 때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었다. 가던 길을 멈춰 서서 자동차를 머릿속으로 되뇌었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자동차 잡지를 뒤적이며 방금 본 차를 찾아냈다. 남들은 모르는 나만의 '숨은 그림 찾기', 그 속에서 소년은 작은 행복을 느꼈다. 그 후로 반세기가 지나고 소년은 국내 굴지의 수입 자동차 회사 대표 자리에 올랐다. 그는 또 올해로 4년째 국내 수입차 업체들의 모임인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수장도 맡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수입차에 대한 소년의 남다른 애정이 결국 꿈으로 이뤄진 셈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이다. "지난 1950~196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수입차는커녕 승용차 자체가 귀하던 시절이었는데 유독 수입차에 더 눈길이 갔어요. 어찌 보면 그때부터 저와 수입차의 인연은 시작됐는지도 모르죠." 사실 박 사장과 수입차와의 인연은 비단 어린 시절에만 그치지 않는다. 박 사장이 대학생이던 시절 운전면허를 따고 처음 몰아본 차는 독일의 국민차 '비틀'. 공교롭게도 현재 그가 한국의 판매법인 대표로 있는 폭스바겐이 만든 모델이었다. 몇 년 뒤 그가 27세가 되던 해 생애 첫 마이카로 갖게 된 차 역시 '비틀'이었다. 첫 직장이던 한진건설의 해외 주재원으로 네덜란드에서 근무할 당시 400달러를 주고 산 중고 '비틀'은 또다시 그와 인연을 맺게 됐다. "주행거리 20만㎞를 넘게 뛴 13년 된 중고 '비틀'로 유럽여행도 다니며 2년 가까이 몰고 다녔지만 잔고장이 전혀 없었어요. 폭스바겐에 대한 확고한 신뢰가 생기더군요. 이 정도 품질의 차를 만드는 회사라면 세계 어디서든 통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유럽에서 8년간의 해외주재원 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그는 스웨덴 자동차메이커 '볼보'의 수입판매 업무를 맡게 된다. 당시 근무하던 회사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수입차 판매업무의 적임자를 물색하던 중 오랜 주재원 생활로 유럽 현지 사정에 밝은 그를 낙점한 것. 박 사장에게 '인생의 전환점'과도 같은 순간이었다. 그렇게 그는 수입차시장에 처음 발을 들여놓게 됐다. 하지만 상황은 결코 녹록하지 않았다.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수입차를 사면 세무조사를 받던 시절이었습니다. 국산품 애용이 미덕이던 시절이라 수입차를 끌고 다니면 손가락질 받기 딱 좋았죠. 당연히 아무리 돈이 많은 사람이더라도 수입차 구입을 꺼릴 수밖에 없었어요." 그때부터 박 사장의 고민은 시작됐다. 과연 누구를 주 타깃 고객으로 정할 것인지 며칠 밤을 지새우며 심사숙고에 빠졌다. 오랜 고민 끝에 그가 생각한 공략 대상은 '기본적인 구매력은 물론 남들과 다른 이미지를 갖길 원하면서도 세무조사를 겁내지 않는 사람'으로 좁혀졌다. 그때 TV 속 화면에서 주인공을 찾았다. 바로 위의 삼박자를 모두 갖춘 연예인들. 박 사장은 당장 방송국으로 영업사원들을 보내 가수와 탤런트들을 대상으로 특화된 세일즈를 시작했다. 결과는 대성공. 지금도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쟁쟁한 톱스타들이 모두 그가 판매하던 '볼보'를 몰고 다녔다. 그만의 차별화된 판매전략 덕에 볼보는 국내 수입차 시장 판매 1위에 올라섰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2001년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공식수입사였던 고진모터임포트의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젊은 시절부터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던 폭스바겐을 직접 내 손으로 팔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그의 도전의지에 불을 붙였다. 그는 이곳에서 일하던 3년간 매년 100% 이상의 판매신장률을 기록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그리고 2005년 폭스바겐의 첫 한국법인 대표로 부임했다. 이때부터 박 사장은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과감한 아이디어로 국내 수입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먼저 '한국에서는 소형 해치백은 성공할 수 없다'는 통념을 깨뜨리고 '골프'를 들여와 공전의 히트를 쳤다. 지난해 3,000대 가까이 판매된 골프 TDI는 전체 수입차 모델 가운데 4위, 디젤 모델 중에서는 1위를 차지하며 당당히 베스트셀링카의 반열에 올랐다. '수입차는 비싸고 커야 한다'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무너뜨린 것이다. 그는 또 디젤 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새롭게 바꿔놓았다. 그동안 국내 운전자들에게 디젤 차는 '진동과 소음이 심하고 환경에도 좋지 않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했던 게 사실. 하지만 박 사장은 연비와 경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폭스바겐의 디젤 엔진인 'TDI 라인업'을 일찍이 출시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그 결과 TDI 엔진이 탁월한 연비는 물론 운전하는 재미도 함께 충족시켜준다는 점을 한국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킴으로써 수입차시장의 디젤차량 열풍을 주도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자신의 판단이 옳다는 확신이 들면 강하게 밀어붙이는 박 사장이지만 최종결정에 앞서선 직원들에게 일일이 직접 자신의 생각을 전달한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듯이 한 조직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생각이 하나로 모아져야 합니다. 때문에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직원들에게 설득을 많이 하는 편이죠. 하지만 내 생각을 강요하는 강압적인 방식이 아니라 충분히 이해한 뒤 믿고 따라올 수 있도록 오랜 시간 공을 들입니다." 올해 박 사장은 그 어느 해보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1월 폭스바겐의 친환경 모델인 '골프 1.6 TDI 블루모션' 출시에 이어 '신형 제타'와 '신형 투아렉' 등 다양한 신차를 대거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또 서비스센터 및 딜러망 확충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수입차협회장으로서 당장 다음달 1일 개막하는 서울모터쇼를 준비하는 일도 그의 몫이다. 지난해 국내법인 설립 이후 처음으로 1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수입차 업계의 명실상부한 '빅3'로 자리잡은 폭스바겐코리아. 남들보다 한 발 앞선 창의적 사고를 토대로 직원들과 꾸준히 소통하는 박 사장의 모습에서 '수입차 시장 1위 도약'을 꿈꾸는 폭스바겐코리아의 미래가 그리 멀지 않게 느껴졌다.
출범 5년만에 年1만대 판매… '수입차 빅3'로
■ 폭스바겐코리아는
탄탄한 제품 라인업·합리적 가격 자랑
블루모션 모델 늘려 친환경차 시장 선도
폭스바겐코리아는 국내에 진출한 수입차업체 가운데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곳 가운데 하나다. 지난 2005년 1월 한국에 처음 판매법인을 설립한 후 매년 꾸준한 성장을 이어온 결과 출범 5년 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1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수입차 '빅3'의 반열에 올랐다. 이러한 성장세는 올해에도 계속돼 1월 한 달에만 1,243대를 팔아치우며 법인 출범 이후 사상 최대의 월간 판매실적을 달성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탄탄한 제품 라인업과 합리적인 가격을 무기로 '수입차업계 1위'의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법인 출범 이래 가장 공격적인 신차 출시 전략을 통해 시장을 더욱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1월 폭스바겐 친환경 라인업인 블루모션 모델 중 '골프 1.6 TDI 블루모션'을 출시한 데 이어 2월에는 '골프 1.4 TSI'를 선보이며 수입 소형차의 핵심 모델인 골프의 라인업을 계속 확대해나가고 있다. 또 이달 초에는 4도어 쿠페 'CC'에 블루모션 라인업을 새로 추가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모델에 블루모션 라인업을 확대해 국내 친환경 자동차 트렌드를 선도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오는 4월1일 개막하는 서울모터쇼에서는 '신형 제타'와 '신형 투아렉' 등을 비롯해 총 16종의 신차를 대거 선보인다. 폭스바겐코리아는 폭발적인 판매 증가세에 맞춰 올해 고객서비스의 양적ㆍ질적 향상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지금의 성장세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판매확대 못지않게 사후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박동훈 사장은 "법인 출범 이후 판매를 늘리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올해는 미래의 더 큰 도약을 위해 숨을 고르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고객 응대 직원에 대한 서비스 교육 강화와 정비망 확충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폭스바겐코리아는 올 상반기 국내 수입차업체 최초로 서비스센터를 방문한 고객이 터치스크린을 통해 각종 차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또 창원ㆍ원주ㆍ광주ㆍ대전 등 지방도시로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한편 기존 고객들의 차량 유지비를 덜어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고객 응대와 전문 기술 인력에 대한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 서울ㆍ대전ㆍ대구ㆍ부산ㆍ광주 등 전국 8개의 딜러망을 통해 18개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폭스바겐코리아는 딜러 네트워크도 확대해나가고 있다. 최근 수도권 지역 다섯 곳에서 판매와 서비스를 담당할 공식 딜러를 모집한 폭스바겐코리아는 올해 원주와 창원에 신규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열며 고객에게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갈 계획이다.
박동훈 사장 "독서는 내 삶의 자양분"
톰 클랜시의 스릴러 소설 열혈 팬 박동훈 사장은 유명한 독서광이다. 평소 하루도 빼놓지 않고 책을 읽을 만큼 그에게 독서는 삶의 일부분이다. 아무리 피곤한 일이 있더라도 그는 매일 단 한 페이지라도 책을 읽어야 잠자리에 든다. 그는 해외출장이 잦은 업무 특성상 언제 어디서든 책을 읽기 위해 전자책에 수십 권의 신작을 수시로 저장해놓는다. 경영자라고 하면 보통 경영ㆍ경제학이나 처세술에 관한 책을 주로 읽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박 사장이 즐겨 읽는 장르는 소설이다. 소설을 '삶의 자양분'이라 말하는 그는 상상력을 자극해 소설 속 묘사에 따라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리고 인물들의 말과 행동에서 인간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고 한다. 그는 소설을 통한 간접 경험이 작게는 직원들, 크게는 고객을 상대하고 소통할 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평소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 지내다 책을 읽으면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넓은 포용력을 기를 수 있어 좋습니다. 들떠 있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도 독서만큼 좋은 것이 없어요." 그는 입이 마르도록 독서 예찬론을 펼친다. 박 사장은 특히 스릴러를 즐겨 본다. 그가 스릴러 소설의 매력에 빠지게 된 것은 유럽 주재원으로 일하면서부터다. 무료한 외국생활을 달래기 위해 읽기 시작한 스릴러 소설에서 많은 점을 배우고 깨달았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톰 클랜시의 소설은 국내에 번역되지 않은 것까지 한 권도 빼놓지 않고 읽었을 정도로 열혈 팬이다. "톰 클랜시의 소설은 어떤 개념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함께 옳고 그름을 명확하게 가려주죠. 기업을 경영하며 항상 판단의 순간에 놓이는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가 오늘도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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