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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아베, 위안부 강제동원 인정을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일본정부의 공식사죄 등을 요구하는 투표일을 앞둔 시점에서 최근 일본 각료회의가 20세기의 최대의 인신매매사건이며 집단성폭행, 정신적 모욕, 강제낙태 등으로 신체적 장애와 학살 또는 자살 등 가장 잔인한 사건인 일본군위안부 강제동원사건을 부인하는 공식견해를 결정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정부의 이 같은 결정은 지난 5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당초 인식돼 있던 강제성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없다”는 시대착오적이고 비양심적인 망언을 조직적으로 합리화한 것이다. 세계언론들 "책임회피" 비난 일본정부는 이날 93년 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한 ‘고노 담화’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묻는 쓰지모토 기요미 사민당 의원의 정부질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 ‘정부가 발견한 자료 안에는 군이나 관헌에 따른 이른바 강제연행을 직접 나타내는 문서는 발견할 수 없었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에 앞서 고노 요헤이 중의원 의장은 15일 자신이 93년 관방장관 재임시 발표했던 고노 담화에 대해 “신념을 갖고 발표했던 것”이라며 수정할 생각은 전혀 없음을 강조했다. 이와 같은 고노 의장의 양심적인 발언에 대해 일본 내 보수들은 인신공격을 하며 의원직을 사퇴하라는 압력도 가하고 있다. 인터넷에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글들이 오르는가 하면 ‘바보’라는 말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제1야당 민주당의 오가오 도시오 참의원 간사장은 집권 자민당 내 우익 강경파가 고노 담화를 수정하려는 움직임과 관련해 “정부가 이미 정확히 조사해 옛 일본군의 관여가 명백하다고 보고 사죄했는데 왜 수정하느냐”며 “그것은 억지이고 통용되지 않는 말”이라고 혹평했다. 고노 의장이 일본 내 우익 강경파 일부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아베 총리는 국내외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 최근 일본을 방문 중인 존 네그로폰테 미 국무부 부장관은 “군위안부 동원이 개탄스럽다”면서 “일본이 2차 대전 당시 위안부들의 비중을 낮추기 위해 어떤 시도를 하더라도 미국은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와 뉴욕타임스 등 미국의 주요언론들은 최근 연이어 일본의 비양심적인 태도에 일침을 가하며 ‘아베 총리가 10여명의 일본인 납치문제를 북한과 최우선적인 협상대상으로 삼고 있으면서도 수십만명의 종군위안부가 겪는 고통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유럽 언론들도 ‘반성할 줄 모르는 일본’이라며 일본에 대한 비판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은 6일 인민대회당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강제동원은 일본 군국자들이 저지른 범죄 중 하나로 이는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라고 말했다. 18일 일본을 방문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도 사죄거부 방침을 밝힌 일본정부의 대응을 강력히 비판했다. 일본을 방한했던 존 하워드 호주 총리 또한 12일 “아베 총리는 ‘둘러대는 짓’을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최근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해 일본의 사죄를 요구하는 미국 하원 결의안에 대해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지 않다. 의결되더라도 내가 사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철면피의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다. 이러한 아베 총리의 망언은 80줄에 들어서 있는 몇몇 남지 않은 생존 위안부들에게 ‘성노예’로 전락해 살았던 뼈아픈 옛 기억에 생채기를 내고 있다. 일본정부의 공식사죄 등을 요구하는 미 하원의 대일본 결의안 공동제안자는 당초 6명에서 19일 현재 42명으로 급격히 증가했으며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아베 총리의 무분별한 언행에 대한 반감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유대인들을 학살한 죄를 눈물을 흘리면서 사죄한 독일 총리를 보지 않았는가. 그를 본받고 사과해야만 국제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고 지도적인 국가반열에도 들 수 있다. 日, 과거 반성없인 미래도 없어 과거를 반성하지 못한다면 일본에는 친구도 없고 미래도 없을 것이기에 지구촌의 일원이기를 포기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시간끌기 작전’과 ‘문제축소전략’에 말려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고령인 할머니들이 세상을 등지고 있기 때문에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한국정부는 자국민의 인권과 명예회복을 위해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로 대처해 민족의 자존심을 살리고, 과거사를 청산해 정신대 할머니들의 가슴 깊숙이 맺힌 한을 풀어줘야 한다. 절규하며 세상을 떠나는 80대 할머니들의 원한에 찬 눈물과 비명소리가 생생하게 들리지 않는가. 정부와 국민이 힘을 합쳐 이들의 원한에 얽힌 눈물을 닦아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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