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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안정, 갈 길이 먼데…

집값, 잡혔는가. 외견상은 잡힌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단언컨대 아직은 아니다. 그저 숨 고르기 시간이라는 전문가 진단에 동의한다. 부동산시장의 자체 시스템 때문에 진정기미를 보일 뿐이다. 즉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 시장이 자율조정에 들어간 국면이라는 진단이 맞다. 현재의 소강상태는 세금 몇 푼이 무서워서가 아니다. 당국의 규제가 심해져서는 더욱더 아니다. 왜냐하면 당국의 정책은 또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책이라는 것은 1년에 40회 이상 바뀌었던 것 아닌가. 시장에서는 당국이 신뢰를 상실한 지 오래다. 이는 `선수`가 아니라도 국민이면 다 안다. 부동산은 여전히 준비된 투기품목 분명 집값은 올해 중 또 한번 용트림할 것이다. 부동산은 언제나 `준비된 투기품목`이다. 시중금리는 여전히 초저금리가 지속되고 있다. 아직도 정부는 돈의 물꼬를 제대로 못 잡고 있다. 따라서 수조원의 대기자금이 부동산 주위에 맴돌고 있음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지난주 서울 2차 동시분양 청약이 미달사태를 벗어나 3.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곧 분양이 있을 주상복합 `용산 시티파크`분양은 과열이 우려될 정도다. 벌써 분양대행사 등에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하루 1,500여통의 문의전화가 쏟아진다고 한다. 부동자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판에 이런 호기를 그냥 지나칠 리 없다. 지난해 일부 주상복합에서 나타났던 과열이 재연될 조짐이다. 이 열기는 비단 이곳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다. 곧바로 이와 비슷한 투자처를 찾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집값 하락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 다만 상승폭과 시기만 문제될 뿐이다. 갑자기 웬 신도시 50개 건설인가? 이런 판에 건설교통부 등 당국은 `총선용 부동산대책`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발표내용들을 보면서 `정말 어쩌자는 거냐!`는 장탄식이 절로 나온다. 당국이 팔 걷어붙이고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고 있는 듯하다. 행정수도의 충청권 이전, 그린벨트 해제 등 토지규제 완화, 고속철도 조기 개통, 각종 도로건설계획 발표 등 소위 `총선용 호재성 발표`가 잇따랐다. 이 시리즈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신도시 50개 건설 계획`. 이 계획은 부동산, 특히 땅 투기를 `총선 올인`의 스페셜 메뉴로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착각이 들 정도다. 전국에 100만평 규모의 신도시를 50개 건설한다니. 이렇게 되면 웬만큼 개발 가능한 전국에서 투기바람이 불 수밖에 없다. 물론 주택공급은 늘려야 한다. 하지만 이 계획은 공급확대를 통한 시장안정책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는 전국민의 기대심리만 부풀려 결국 투기꾼화하겠다는 정책이다. 투기의 불을 정부 스스로 지피고 있는 꼴이다. 그래 놓고 다시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고 1년에 수십 차례 대책을 발표하는가. 그러니 대책이 약발이 먹히겠는가. 벌써 일부 시행사들은 땅 장사로 방향을 틀었다고 한다. 아파트를 짓는 것보다 땅 장사가 더 이익이라는 계산이 나온 것이다. 더구나 수도권에 25개의 신도시 건설은 행정수도 이전 등 새 정부가 내세우는 정책방향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부동산정책은 백년대계를 생각해야 한다 지금도 당국은 입만 열면 집값 안정에 모든 것을 쏟겠다고 한다. 그럼에도 실제로는 주택의 원자재랄 수 있는 땅값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 80년대 교훈을 벌써 잊었는가. 신도시 개발계획이 나올 때마다 `개발계획 발표-땅값 상승-택지공급 비용 급증-분양가 상승`의 악순환을 기억해야 한다. 장상환 경상대 교수(경제학)는 한 계간지에서 현 시점은 과도한 땅값 상승이 생산비 부담으로 이어져 산업자본의 자본축적 자체를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땅값 상승이 우리 경제 전체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아파트 값 급등에 이어 다시 땅값 급등이라는 악순환은 어떤 식으로든 막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국이 먼저 정신 차려야 한다. 부동산정책은 총선용 인스턴트가 돼서는 안된다. 교육처럼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생각해야만 한다. <신정섭<건설부동산부장> shj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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