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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아프간 철군의 진짜 이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09년 12월 증파했던 3만3,000명을 내년 여름까지 모두 집으로 데려오겠다고 약속했다. 오바마는 철군에 대한 불필요한 부담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오바마가 스스로 정한 정치적 데드라인 때문에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 너무 빨리 미군을 철수시키는 것은 전쟁을 끝내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의심하게 만든다.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유럽의 동맹국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파키스탄은 아프간에서 미군이 사라지면 탈레반처럼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정부를 세우려 들 것이 분명하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오바마의 선택은 아프간 안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난 6개월 동안 아프간의 경찰과 군인은 10만명에서 29만6,000명으로 늘어났다. 이들을 훈련시키는 교관들은 이제 단순히 양적 차원을 넘어서 질적 수준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아프간의 치안은 불안하다. 미군 관계자들은 아프간의 치안상태가 '(여전히) 취약하고 뒤집어 질 수 있는' 상태라고 했다. 최근 미 국방부는 탈레반과 평화를 위한 예비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은 쉽지 않아 보인다. 탈레반은 자신들이 불리하다고 판단될 때만 진정한 대화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무하마드 오마르와 같은 탈레반 지도자가 사라진다고 해서 이 상황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미국에 대한 저항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간단히 말해 지금 당장 미군을 철수시키는 것은 명분이 없다. 오바마가 미군 조기 철군에 대한 유혹을 느끼는 진짜 이유는 미국의 국내 정치상황 때문이다. 미국 국민들은 10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긴 전쟁에 지쳐 있다. 미 대선 후보들도 아프간 철군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직 군 관계자들만이 너무 빠른 철군에 경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을 포함한 오바마 대통령의 측근들과 민주당 의원들은 지금까지 잘못된 판단을 내려왔다.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서도 그랬고 아프간에서도 마찬가지다. 오바마 행정부와 민주당 의원들이 내년 대선을 의식해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오사마 빈 라덴을 죽인 성과는 금방 잊혀질 것이다. 아프간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현명한 정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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