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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리포트] 미국 주정부 온라인 도박 속속 합법화… 카지노 지각변동 오나

"인터넷 도박은 황금알 거위"

재정난에 사기 등 폐해에도 340억달러 시장잡기 앞다퉈

페이스북 등 SNS업체 이어 실리콘밸리서도 진출 눈독

오프라인 업체 타격 불가피

마카오 등 경쟁도시의 약진, 온라인 도박 등으로 미국 카지노업계의 고민이 깊어진 가운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벨라지오 호텔의 한적한 카지노장에서 방문객들이 슬롯머신을 즐기고 있다.


미국 주(州) 정부들이 온라인 도박을 속속 합법화하고 있다. 재정난이 시달리자 돈세탁이나 사기, 도박 중독자 양산 등의 부작용을 무릅쓰고 세수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군소 실리콘밸리 기업은 물론 마땅한 수익원이 고갈된 페이스북, 징가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도 눈독을 들이는 가운데 월가도 대박이 될 수 있다고 보고 투자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반면 라스베이거스 등 일부 오프라인 업체들은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전체 카지노산업의 지각변동으로 이어지질 지 주목된다.

◇"340억 달러 시장 잡아라"= 현재 미국에서 온라인 도박을 합법화한 주는 네다다와 델라웨어, 뉴저지 등 3개주다. 이들 외에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하와이, 일리노이, 아이오와, 루이지애나, 매사추세츠, 미시시피, 펜실베니아 등 9개주도 관련 법안 마련을 준비 중이다.

당초 미 연방정부는 2006년 불법 인터넷 도박처벌법(UIGEA)에 따라 온라인 도박업체는 미국에 서버를 두지 못하도록 했다. 또 미 국적자가 다른 국가에 서버를 둔 온라인 도박게임을 즐길 수는 있지만 돈은 보내지 못하도록 했다. 하지만 지난해 1월 미 법무부는 주 정부의 세수 마련을 돕기 위해 온라인 도박 관련 권한을 주 정부에 양도했다.

최근 주 정부가 인터넷 도박에 앞다퉈 뛰어드는 것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보기 때문이다. 세계 도박 시장 규모는 지난해 4,300억 달러로 이 가운데 온라인 비중은 340억 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8%에서 내년 10%로 증가하는 추세다. 주 정부의 잇따른 합법화로 내년 미국 시장 규모도 90억 달러로 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온라인 도박에 가장 열의를 보이는 곳은 뉴저지다. 크리스 크리스티 주지사가 "온라인 도박산업은 주 전체에 이익을 가져올 것"이라며 "라스베이거스가 오프라인 카지노 세계를 구축한 것처럼 뉴저지를 온라인 도박의 허브로 만들겠다"고 선언할 정도다. 시장조사업체인 갬블링데이터에 따르면 뉴저지의 온라인 도박 시장은 올해 2억6,200만 달러, 2007년 4억6,300만달러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세율이 17%라는 점을 감안하면 세수도 7,800만 달러 정도 늘어난다.

◇카지노·SNS 지각변동 오나= 물론 온라인 도박 성장의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결제 시스템이다. 현재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신용카스 회사들은 돈세탁, 사기 등의 위험을 이유로 온라인 도박에 대해 카드 결제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또 뉴저지, 네바다 등에 서버를 둔 온라인 도박을 하려면 주 거주자임을 증명해야 한다. 다른 주의 살고 있는 사람은 게임을 즐길 수 없다는 뜻이다.

인터넷 도박 조사업체인 '카지노'의 데이비드 셸던 편집자는 "카지노 사이트의 본사가 어디에 있건 브랜드 지명도를 높여 각 주에 지사를 설립할 수 있을 지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법적 규제가 완비되지 않은 것도 리스크 요인이다. 지금도 승률 조작 등을 이유로 폐쇄된 일부 온라인 포커 이용자의 경우 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페이스북, 징가 등 유럽에서 도박 게임을 운영하는 대형 SNS 업체들도 아직 구체적인 미국 사업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들은 미국의 UIGEA 규제를 피해 영국에 서버를 두고 있다.

하지만 현 추세대로 온라인 도박이 미 전역으로 퍼질 경우 장벽도 낮춰질 가능성이 높다. 가령 지난달 25일 네바다와 델라웨어 주 정부는 양쪽 주의 카지노 업체가 운영하는 특정 포커 사이트에 대해 주민들의 상호 접속을 허용하는 협약에 서명했다. 뉴저지도 다른 주와 비슷한 내용의 협정을 준비 중이다.

이미 실리콘밸리 군소업체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온라인 도박 서비스 업체인 캐시베트는 지난달 17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해 스마트폰 도박 플랫폼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 이달 초 3,100만 달러를 운영하는 투자업체 ISIS랩도 온라인도박 게임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징가, 킹 등 기존의 강자들도 물밑 작업에 나섰다는 게 실리콘밸리 전문매체들의 분석이다. 이들은 각 주에 기반을 둔 도박업체를 상호 연결시키는 인프라 구축을 모색 중이다. 월가도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26일 뉴저지가 온라인 도박을 합법화하자 징가 주가가 순식간에 11% 급등하고 카지노업체인 시저스엔터테인먼트 주가도 1월까지 38%나 폭등한 게 단적인 사례다.

인터넷 도박시장이 대중화할 기미를 보이면 애플, 구글 등 정보기술(IT) 공룡들도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아이패트, 아이폰 등 모바일 기반의 도박 시장은 유럽을 중심으로 45억달러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카지노산업 자체의 지각변동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프라인 카지노는 가족 중심의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갖추고 있어 고사되지는 않겠지만 어느 정도의 쇠퇴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포브스는 최근호에서 "인터넷이나 모바일 기반의 기술혁명으로 온라인 도박업체의 주주가치는 커지는 반면 새 흐름에 동참하지 않은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업체들은 충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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