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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외환거래업체 줄도산… '프랑코게돈' 거센 후폭풍

씨티·도이체방크 1억弗 이상 손실

스위스프랑화 대출 많은 동유럽 개인 도미노 파산 가능성도

스위스가 전격적으로 환율방어를 포기하면서 금융시장에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여러 대형 은행들이 순식간에 1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었고 외환거래 회사나 헤지펀드의 파산이 잇따르고 있다. 스위스프랑화 대출이 많은 동유럽 국가에서는 개인 대출자들의 도미노 파산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치혼란까지 우려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인 마르코 디미트리예비치는 자신이 운영하는 7개 펀드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에버레스트캐피털 글로벌펀드'를 폐쇄했다. 이 펀드는 스위스프랑화 하락에 베팅했지만 15일 스위스중앙은행(SNB)의 기습적인 환율 하한선 폐지에 거꾸로 통화가치가 폭등하자 하루 만에 자산의 대부분을 날렸다. 이 펀드의 총자산 규모는 8억3,000만달러에 이른다.

영국·미국·뉴질랜드 등 외환거래 회사들도 도산이 속출하거나 긴급 유동성을 수혈 받는 처지로 몰렸다. 영국의 알파인UK의 경우 고객들의 손실이 이전되며 지급불능 위기에 처하자 파산을 선언했다. 뉴질랜드의 글로벌브로커스NZ도 자본규정을 충족하지 못하자 문을 닫았다.

미국 최대 민간 외환중개기관인 FXCM의 경우 2억2,500만달러의 손실을 입으며 파산 위기에 몰렸다가 투자은행인 제프리의 모회사인 루카디아내셔널코퍼레이션으로부터 3억달러를 지원 받아 가까스로 살아났다. 미국계인 인터랙티브브로커스그룹도 1억2,000만달러의 손실을 봤다.

대형 투자은행들 역시 줄줄이 타격을 입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 1·2위 외환거래 은행인 씨티그룹과 도이체방크는 각각 1억5,000만달러의 손실을 입었고 영국 바클레이스도 5,000만달러를 날렸다. FT는 "스위스프랑화 가치가 더 올라갈 경우 손실규모는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스위스프랑화 가치 폭등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경제가 취약한 동유럽 국가들의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폴란드의 경우 스위스프랑화로 빌린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350억달러에 달하고 헝가리에서도 가계부채 140억달러 중 대부분이 스위스프랑화 표시 부채이다.

이 때문에 폴란드 정부는 20일 재무부, 중앙은행, 시중은행장들이 모여 긴급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폴란드 야당은 "지진이 강타했고 정부는 행동해야 한다"며 주택담보대출자들이 SNB 조치 이전의 환율로 빚을 상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가계파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폴란드 정정불안 우려도 커지고 있다. 로보뱅크인터내셔널의 피오트르 마티스 외환전략가는 "올해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릴 경우 외국인 투자가들이 폴란드를 외면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처럼 다수의 금융사들이 대형 손실을 입었지만 금융시장 전반이 혼란에 빠질 조짐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루 2조달러에 달하는 외환거래에서 스위스프랑화의 비중은 2%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헤지펀드계의 거물인 조지 소로스 등 일부 투자가들은 스위스프랑화 가치 상승에 베팅해 이번에 큰 수익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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