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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본주의' 격동의 역사를 되짚다

'제국의 후예' '머니 임팩트'등 근·현대경제史 관련서 쏟아져


사상과 철학의 글귀를 두고 토론과 사색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잘 먹고 잘 살까를 먼저 고민하는 시대가 됐다. 근대적 의미의 한국의 자본주의 시작은 언제일까. 안타깝게도 일본이 제국주의 무장을 하면서 동아시아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전진하며 조선에 강제적인 개항을 요구했던 1876년이라는 설이 지배적이다. 130년이 넘는 짧지 않은 한국 자본주의는 그러나 암울했던 근현대사에 가려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했다. 한국 자본주의 역사를 짚어볼 수 있는 책이 쏟아졌다.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장 출신인 카터 J. 에커트 박사가 쓴 '제국의 후예'(푸른역사), 같은 맥락에서 접근했지만 다른 시각으로 한국 최초의 근대적인 기업 역사를 풀어낸 주익종 박사의 '대군의 척후'(푸른역사), 시대를 한참 지나 해방이후 한국 금융 역사의 맥을 짚어낸 금융분야 기자 윤광원 씨가 쓴 '머니 임팩트'(비전코리아), 삼성경제연구소가 펴낸 '한국의 기업경영 20년' 등이다. '제국의…' '대군의…' 는 1876년 개항과 1910년의 식민지화 이후 전북 고창 김씨가(家)인 김성수와 김연수가 근대 기업가로 변신해 성장한 경성방직을 주제로 하고 있다. 1991년 미국에서 발간된 에커트 박사의 책은 이미 한국 근대역사의 고전이 됐을 정도로 알려진 역작이다. 지금까지 해적판으로 국내에 존재했던 이 책은 일본의 침략을 적절하게 이용했던 경성방직이 한국 기업의 모태가 됐으며, 한국자본주의의 기원이 담겨있다는 논리를 펼쳐 '자생적 근대화론'을 주장했던 당시 국내 학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식민지 지배에 대한 분노라는 민족주의적 감정으로 접근했던 1990년대 학계해석과는 정반대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일제하의 한국인 자본을 일본제국이 낳고 길러주고 그를 따르는 존재라고 그렸으며, 그를 제국의 후예라고 불렀다. 함께 출간된 '대군의…' 역시 같은 주제를 다뤘으나 이들이 한국 자본주의를 단련시켰다는 긍정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성방직 회계자료를 분석해 경성방직이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백승종 푸른역사 대표는 "고통의 역사에 가려 모든 것을 항일과 친일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로 접근하기에는 무리"라면서 "한국 자본주의와 기업 경영사를 정립하는 데 필요한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대를 달리하고 있는 '머니…'는 해방 후부터 은행지배를 통한 정치재벌의 형성, 정치자금을 둘러싸고 뒤얽힌 정치ㆍ재벌ㆍ금융의 커넥션, 부실기업 정리과정에서 특혜인수를 통해 재편된 재벌의 구도 등 한국 금융사 60년간 터진 경제 사건을 통해 한국경제를 나락으로 빠뜨린 근본적인 요인을 찾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의…'는 1987년 이후 급격한 환경변화를 겪은 한국 기업의 경영실태를 면밀히 분석해 기업의 경영 성적표를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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