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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카지노 사전심사제 毒을 마실텐가


"목이 탄다고 확인도 되지 않은 물을 마시면 큰 탈이 날 수 있죠."

최근 정부가 외국계 카지노 업체에 실제 투자가 이뤄지기 전에 투자계획서만으로 카지노 개설을 허가하는 사전심사제 도입을 추진한다는 본지 기사를 보고 독자가 전화를 했다. 외자 유치 실적 올리기에 급급한 정부가 외국계 카지노 자본이 내미는 물(투자)에 독약(사전심사제)이 조건으로 붙어 있는 줄도 모르고 마시려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카지노 사전심사제를 줄기차게 요구해온 외국계 카지노 자본의 태도는 고약하기 그지없다. 투자를 할 테니 무조건 규제를 풀라는 식으로 마치 점령군 같은 행세를 하고 있다.

현재의 규제도 미국에 비하면 너무나 허술하다. 미국에서는 카지노 면허를 받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고 많은 비용과 긴 시간이 필요하다. 사업 신청자의 범죄경력은 없는지, 사적으로 돈을 떼먹은 것은 없는지, 주변 인물과 마찰은 없는지 등을 한없이 들여다본다. 이에 따르는 수백만달러의 비용은 모두 사업 신청자가 부담해야 한다. 이런 고난을 겪고서도 정식 면허를 받는 사업자는 소수에 그친다.

약속한 투자를 실제 이행한 다음 카지노 신청을 하도록 한 것은 우리에게 그나마 남아 있는 투자 확인 제도다. 이를 없애고 사업계획서 명목으로 종이 몇 장 낼 테니 허가를 내달라는 것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다. 사전심사제를 거쳐 내인가를 하면 이들은 이것을 밑천으로 삼아 투자자를 찾아 나설 것이다. 자기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돈을 벌려는 투기자본의 전형적인 행태다.



이들은 우리 정부와 약속한 사항은 소홀히 하면서도 혹시라도 나중에 약속 위반을 이유로 우리 정부가 내인가를 취소하면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들먹이며 맹공할 게 불 보듯 뻔하다.

사전심사제는 이렇게 우리 정부와 국민을 모독하는 것이며 실제적으로 국익을 해치는 행위다. 일각에서는 조만간 관련 부처들이 모이는 회의에 사전심사제 안건이 상정될 것이라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 독배를 들이켜서는 안 된다.

국내 경제자유구역에 카지노를 개설하려면 3억달러 이상 투자를 완료한 뒤 카지노 개설 신청을 하도록 경제자유구역특별법에 명시돼 있다. 법대로 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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