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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100세 시대] 나이 들수록 잘 노는법이 중요하다

빈둥거림 아닌 적극적·계획적 여가<br>은퇴후 소속감 결여·심리위축 막아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

여가는 일에서 떠나 휴식을 취하며 자신만의 즐거움을 찾는 시간이다. 오늘날은 과거에 비해 과학기술의 발달과 소득의 증가로 보다 많은 여가시간이 주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따른 삶의 만족감과 행복감도 같이 증가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청소기, 세탁기, 전기밥솥 등 문명의 이기들로 우리는 더 이상 추운 겨울 개울가에서 손을 호호 불며 방망이질을 하지 않아도 손쉽게 빨래를 할 수 있게 됐다. 또 한여름 뜨거운 아궁이 앞에 쪼그려 앉아 불을 지피며 무거운 솥뚜껑을 들었다 놨다 하지 않아도 역시 단추 하나만 누르면 밥을 할 수 있게 됐다.

과거 같으면 꽤나 많은 노동력을 요구했던 일들이 요즘에는 손가락 하나로 해결이 되는 세상이다. 그만큼 노동시간이 줄어들었다는 얘기인데, 그러면 노동시간이 줄어들면서 우리들의 소위 '빈 시간'은 많이 늘어났을까. 혹시 더 좋은 세탁기, 더 좋은 청소기를 사기 위해 더 많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서 늘어난 빈 시간들을 또 다른 노동이 채우고 있는 것은 아닌 모르겠다. 결국 제자리 걸음이다.

수 많은 문명의 이기들로 고된 노동의 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됐고, 소득의 증가로 윤택한 여가생활 여건이 갖추어졌지만, 현대인들이 여가를 즐기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 속도와 경쟁의 시대에 살면서 소위 빈둥거리며 한가해질 여유가 없어진 요즘이다.

혹여 여가시간이 나더라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데, 은퇴 후 대부분의 시간이 여가시간인 우리나라 고령자들의 모습을 보더라도 이를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인의 생활시간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령자의 하루 평균 여가시간은 6시간 46분이지만, 이 중 대부분(3시간 27분)을 'TV보기'로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제활동(57분), 집밖의 레저(47분) 등과 같이 보다 적극적인 여가활동 시간은 채 1시간이 되지 않는다.

이런 측면에서 소위 '진지한 여가(Serious leisure)'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진지한 여가는 잡담, TV시청, 낮잠 등과 같은 '일상적 여가(Casual leisure)'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보다 적극적이고 계획적으로 수행하는 여가를 뜻한다.



진지한 여가는 은퇴 이후 고령자에게 특히 필요하다. 이는 은퇴와 동시에 이들의 여가시간이 크게 늘어나서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들의 사회 소속감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같은 소속감 결여를 진지한 여가가 일정부문 메워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진지한 여가를 수행하기 위해 교육받고, 지식을 습득하며 사람 속에서 어울릴 때 소속감이 고양되기 때문이다.

또, 은퇴 이후 고령자들은 경제적, 육체적, 심리적 측면 등에서 약자의 경향을 띠는 경우가 많은데, 여가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행복감이 높아지면서 심리적 위축이 줄어들 수 있다. 생활의 활력이 유지됨으로써 신체적 기력도 같이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은퇴 이후의 삶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미리부터 여가의 중요성과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또, 이왕이면 몰입할 때 재미와 성취감이 배가되므로 단순하고 소극적인 여가보다는 몰입할 수 있는 보다 진지한 여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부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여가라면 더욱 좋다. 생활패턴의 변화로 가뜩이나 은퇴 이후 부부관계가 어렵다는 사람이 많은데, 부부가 함께 여가를 즐길 수 있다면 원만하고 행복한 부부관계는 덤으로 따라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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