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중국이 중동의 이란에서 파키스탄과 인도, 미얀마, 중국을 잇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에너지 실크로드’ 건설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이 ‘에너지 실크로드’가 건설되면 아시아의 극심한 에너지난 해소에 큰 몫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양국 정상이 최근 합의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 구축의 연장선에서 이란과 인도를 잇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중국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중국측에 제안했다. 중국이 아직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에너지 확보를 국가주요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수락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인도는 올 여름께 기초조사 및 연구를 위해 전문가들을 중국에 파견할 예정이며, 중국은 올 가을 이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마니 산카르 아이야르 인도 석유장관을 초청할 계획이다. 인도가 이란에서 향후 25년 동안 파이프라인을 통해 연간 30억입방미터(액화천연가스 500만톤)를 공급 받기로 계약했으며 이를 중국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제의한 것. 중국이 수용하면 이 파이프라인은 이란의 천연가스전에서 시작해 파키스탄~인도~미얀마를 통과해 중국 서남부 위난성까지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와 중국을 잇는 에너지 실크로드는 양국 모두 경제가 고속성장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에너지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또 대표적인 에너지 소비대국들이 손을 잡는다는 점에서 세계 에너지시장에서의 협상력 강화 및 에너지 수출국과의 관계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 중앙정보국(CIA)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현재의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중국과 인도는 에너지 소비량을 현재보다 각각 2.5배와 2배 늘려야 한다. CIA는 보고서에서 “에너지 문제가 향후 중국과 인도의 외교 및 국방정책을 결정 짓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인도~중국 에너지 실크로드가 열리기 위해서는 중국 및 이란과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미국의 대응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은 중국과는 아시아에서의 세력확장을 놓고, 이란과는 핵개발 의혹을 둘러싸고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인도를 방문했을 때 이란~인도 파이프라인 건설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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