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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진통 끝에 21일 당내 개헌논의특별기구를 출범시키로 합의했다. 적어도 집권당 차원 개헌논의의 큰 문턱을 넘은 것이다. 현 시점의 논의 자체를 반대하는 당내 친박근혜계가 특별기구의 위상을 낮출 것을 주장했지만 친이명박계는 이른바 '절충안'으로 돌파했다. 절충안은 특별기구를 최고위 산하에 둬서 격을 살려야 한다는 친이계의 주장을 받아들였고, 정책위가 실무를 돕기로 하면서 정책위 산하에 둬야 한다는 친박계의 의견도 수렴했다. 특별기구 멤버의 계파 간 구성비율이나 논의방식, 도출된 합의안의 구속력 등에 대한 의견절충 등 앞으로 공식적인 닻을 올리기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개헌논의가 정치권에서 급물살을 탈 수 있는 계기는 마련된 셈이다. 여권 주류 개헌론의 구심점인 이재오 특임장관은 "개헌은 내 손을 떠났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이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침묵함으로써 에둘러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한나라당 최고위원회는 이날 오전 당내 개헌논의특별기구를 최고의결기구인 최고위 산하로 두되 정책위가 실무적으로 돕는 '절충안'을 채택했다고 안형환 대변인이 전했다. 안 대변인은 "개헌 특별기구를 정책위 산하에 두자는 의견도 많았지만 격이 떨어지고 야당과 협상하는 데 문제가 있어 소속은 최고위에 두되 기본적인 연구와 뒷받침은 정책위가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당 지도부는 지난주 말부터 안상수 대표를 중심으로 절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전날 당 최고위원 초청 청와대 만찬 전에는 강력 반대하던 홍준표 최고위원이 암묵적 동의로 돌아섰다고 한다. 이 특임장관은 이날 최고위원 직후 열린 본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절충안에 대해 "기가 막히다"고 호평하면서 "지금까지 개헌논의는 있었지만 주체가 없어 특임장관이 나섰지만 이제 개헌특별기구와 임무교대를 해야지"라고 말했다. 여권 내부에서는 이번 절충안이 이 장관의 '작품'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 최고위원은 "최고위에 두나, 정책위에 두나 차이가 있나. 이 특임장관의 체면을 살려준 것"이라고 평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이날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번 임시국회에서 개헌 특위를 구성하자"면서 "끝내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누가 대통령이냐, 어느 당이 국회 내 다수당이냐에 상관 없이 개헌추진 일정을 입법화하는 개헌 준비법이라도 만들어야 하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개헌 자체에는 찬성하되 현 시점 논의에 강력하게 반대하던 홍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나는 개헌론자지만 하는 방법이 당내 갈등을 일으켜 옳지 않다고 한 것"이라면서 "절충안이 나왔고 정치란 나만 옳다고 해서 되지 않는 것 아니냐"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내 반발은 여전하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최고위의 결정 직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정부 여당의 개헌 논의에 대해 민심은 분명히 부정적"이라며 "한나라당 지도부가 민심과 달리 가면 딴나라당 소리를 들으면서 민심으로부터 외면당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친박계 서병수 최고위원도 최고위에서 "(현 시점 개헌논의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에 변화 없다"면서 "한다면 조용히 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정책위에서 진행해야 한다"는 소신을 재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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