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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초대석]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

"勞 거리투쟁 목소리 국회서 해소"

[월요초대석]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 "勞 거리투쟁 목소리 국회서 해소" • [발자취] 신문기자서 노동운동가 변신 다시 대중적 진보정치인 외길 • [내가본 권영길 대표] 권오휴 AC닐슨코리아 사장 '위기이자 기회' 그리고 ‘기대와 우려’. 17대 국회에 처음으로 원내 진출에 성공한 민주노동당을 바라보는 안과 밖의 시각을 대변하는 말들이다. 민주노동당이 진보정당으로서 제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혹은 자칫 목소리만 높여 한국사회를 갈등의 나락으로 빠뜨리지 않을지를 가늠할 새로운 정치실험을 앞두고 있다. 오랜 인고의 세월을 거쳐 민주노동당을 제 3당으로 도약시킨 권영길 대표를 만나 향후 활동계획과 경제회생방안 등을 들어보았다. 권 대표는 경제 정책과 관련, 정부의 사모펀드 육성이나 한국투자공사 설립방침에 강한 반대의사를 표시했으며 신규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외자 유치에 주력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무분별한 외자 유치정책을 펼치기 보다 양질의 투자를 선택하겠다는 것이며 이를 위해 기꺼이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권대표는 이어 “민주노동당이 명실상부한 제3당의 자리를 차지하며 이 땅의 가장 중요한 정치 세력으로 올라섰다”며 2012년 집권당이라는 원대한 포부를 향해 전진하겠다고 밝혔다. 원내진출에 성공한 탓인지 인터뷰 내내 권 대표의 표정은 밝아보였다. 그러나 민노당의 등장으로 인해 의혹과 두려움에 휩싸인 사람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권 대표도 그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절대 두려워할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기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축복을 받고 싶습니다.” -17대 총선에서 의석수 10석을 얻는 약진을 기록했는데 비결은 무엇입니까. ▦ 민주노동당의 승리는 무엇보다 기성 정치권에 대한 환멸 때문입니다. 대선자금 이후 불거진 부패정치ㆍ불법자금에 국민들이 환멸을 느낀 것이죠. 이러다 보니 새로운 정당ㆍ정치에 대한 갈망이나 요구가 높았고 이를 충족시켜줄 정당은 바로 민주노동당이구나 하는 공감대가 확산됐습니다. 아마 민주노동당이 16대 국회에서 10석만 갖고 있었더라면 이번에 원내 1당으로 부상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재계는 민주노동당 원내 진출에 잔뜩 경계심을 갖고 있습니다. 강남 중산층도 마찬가지구요. ▦ 바로 그 점이 잘못된 것입니다. 오히려 박수를 치고 환영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노동자는 거리투쟁에 나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거리투쟁의 목소리를 수렴해 국회 안에서 해소할 수 있게끔 만들 수 있는 게 바로 민주노동당입니다. 민주노동당은 거리의 함성을 모아서 국회 안에서 풀어갈 것입니다. 재계가 우려하고 두려워하는 과격투쟁은 오히려 줄어들 것입니다. 강남 부자들 말인데요, 저는 한국사회의 1~5%를 차지하는 이들에 대해 ‘최상위고소득’자라는 표현을 쓰고 싶습니다만, 전혀 두려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부자가 존경받지 못하는 게 문제이지요. 박수받는 부자가 되자면 부자로서 할 도리를 다 해야 합니다. -부유세는 진짜 도입할 겁니까. ▦ 물론입니다. 순자산 30억 이상인 최상위층 5만여 명이 그 대상이 될 것이지만, 기준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자산 규모가 50억원 정도로 상향조정될 수도 있겠지요. 유럽만 해도 11개 국가에서 이미 부유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혀 사회주의적 발상이 아닌 것이죠. 참여정부만 해도 보유세 강화니 해서 특별 대책을 내놓지 않았습니까. -증시나 금융시장에는 어떤 정책을 도입할 생각입니까. ▦ 우선 상장주식에 대해서는 양도차익 과세를 철저하게 매겨야 합니다. 과거 은근슬쩍 넘어간 측면도 있는데 정부의 사모펀드 육성정책도 강력히 반대할 생각입니다. 사모펀드는 공시도 불필요하고 출자총액 제한도 받지 않습니다. 때문에 자칫 기업들의 우회적인 瓦??관리 수단으로 쓰일 수도 있고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지배하는 잘못된 모습을 낳을 수도 있습니다. 정부가 동북아 금융허브를 추진중이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극소수 고급두뇌는 좋겠지만 고용 창출효과는 전혀 없는 것 아닙니까. 그 돈이면 차라리 산업자본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금융과 제조업은 서로 역의 관계에 있습니다. 내년 출범을 앞두고 있는 한국투자공사(KIC)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가 공공기금을 동원해 외국에 투자한다고 하지만 차라리 국내 제조업에 투자하는 게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생각爛求? -권 대표에게 ‘성장이 우선이냐, 분배가 우선이냐’고 묻는다면 어리석은 질문이 되겠지요. ▦ 얼마전 TV토론에 나온 어느 노동자분이 한말이 생각나는군요. 이분이 한 30년정도 공장생활을 했는데 그 때도 성장, 지금도 성장 타령인데, 도대체 언제까지 기달려야 분배가 돌아오느냐는 반문이었지요. 이런 분들한테 도대체 뭐라고 설명을 할 겁니까. 앞으로 또 30년을 기달리라고요? -노사정위원회의 새로운 위상이나 역할에 대해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습니까. ▦ 노사정위는 한마디로 와해위기에 몰려 있습니다. 현재와 같은 위상으로는 제 구실을 할 수 없습니다.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 무엇보다 합의사항이 구속력을 갖는 위원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과거를 돌이켜 보면 합의사항이라도 노동자를 위한 것이며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대신 기업측에 유리한 것만 이행됐습니다. 기업을 위한, 정부의 정책을 지원하는 명분만 대준 셈이다. -과격 노조가 외자유치를 가로막는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노조가 외국기업에 협조하겠다는 서약서를 쓸 수도 있습니까. ▦ 유럽의 경우 우리보다 더 과격하게 투쟁하곤 합니다. 작년 화물연대파업만 해도 그렇습니다. 프랑스에선 이보다 훨씬 더 과격한 투쟁이 일어났습니다. 노조 서약을 받고 해외투자를 받는 나라는 없습니다. 모두 구실이자 명분에 불과합니다. 흔히들 중국이 우리보다 임금수준이 10분의 1에 불과하다고 합니다만. 교육비나 생활비, 주거비 등 생활비 전반수준을 따져봐야죠. 왜 다른 건 놔두고 임금만 자꾸 얘기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민주노동당도 외자를 찬성합니다. 다만 실제로 공장을 짓거나 회사를 만들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외자만 지지합니다. 기존의 투자를 뜯어보면 증권이나 금융 투자, 알짜기업 인수에만 치중됐습니다. 과거 김학규 경남도지사가 유치했던 게 뭡니까. 바로 진사공단에 담배공장을 유치했어요. 국제사회로부터 엄청난 저항을 받고 있는 담배공장을 말이에요. 이런 외자는 절대 찬성하지 않습니다. -요즘 중소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중소기업들에 한 말씀 해주시죠. ▦ 민주노동당은 다른 정당에 비해 중소기업과 오히려 얘기가 잘 통합니다. 민주노동당을 ‘중기육성당’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제가 과거 민주노총 위원장시절 재계와 함께 ‘경제대책회의’를 구성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민주노총 입장에서 중기 문제점을 많이 지적했더니 기협중앙회장이 어느날 제게 와서 “민주노총과 동지적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았다”고 말하더군요. -국회 차원에서 남북한 대화움직임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만. 남북한문제에 대한 견해를 말씀해주시죠. ▦ 무엇보다 한반도에 민족경제공동체를 구축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한간에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게 중요합니다. 민족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전쟁상태 종식을 선언하고 남쪽이 선도적인 군축에 나서 남북간의 군축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그런 뒤에 미군철수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민주노동당의 약칭은 무엇입니까. 민주노동당입니까, 아니면 노동당입니까. ▦ (허허 웃으며) 아직 못 정했습니다. 일반국민들의 정서적 문제도 넘어야할 산입니다. 흔히들 노동자 하면 자기와 관계없는 남의 얘기로 치부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까. 국회 들어가서 해야할 일이죠. 노동자가 바로 내 남편이구나, 민주노동당이 바로 내 남편의 당이구나 하고 누구나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권 대표는 늘상 “정치란 상실된 인간성을 되찾는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인간의 따듯한 피가 흐르는 정치를 만들겠다는 오랜 꿈을 어떻게 펼쳐보일지 궁금하다. / 대담=이용웅 정치부장 정리=정상범 기자 사진=이호재기자 입력시간 : 2004-05-0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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