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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게임 종주국 지키려면

지금까지 온라인 게임 분야는 한국이 종주국이라고 할 만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시장 규모는 약 12억달러로 전세계시장(39억달러)의 30%를 차지했다. 지난 2000년 약 194만달러에 불과했던 온라인 게임 수출 규모도 지난해 말 약 2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하면서 정보기술(IT)산업의 수출 효자품목으로 떠올랐다. 중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의 50% 이상은 한국 게임이다. 또 일본ㆍ대만ㆍ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인기 있는 온라인 게임 역시 대부분이 한국산이다. 생각과 기술 한 차원 높일 때 이렇듯 세계 최초 및 최고를 자랑해온 국내 온라인 게임산업의 미래와 전망에 대해 최근 들어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내수시장은 포화 상태고 주요 진출 국가였던 중국과 일본의 견제와 추격이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중국의 잇따른 수입 제한 조치와 일본의 표절 시비 논란 등은 선도자의 위치를 지켜온 국산 온라인 게임의 앞날이 순탄하지 않으리라는 경고와 우려의 메시지다. 특히 중국의 퍼블리셔인 상해 샨다(盛大)가 지난해 국내 개발사인 액토즈소프트를 1,0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일본의 소프트뱅크그룹이 최근 그라비티를 4,000억원에 인수함으로써 국내 온라인 게임 업계에 충격을 줬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은 물론 다른 글로벌 기업들의 견제와 추격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전문가들 사이에서 예견된 것이고 예견된 위기는 곧 새로운 기회다. 이런 위험 요소들로 인해 국내 기업들은 아시아 중심에서 탈피해 글로벌시장으로의 진출을 가속할 것이고 그 경쟁을 통해서 한단계 올라선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화(Globalization)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현재 PC 플랫폼에 국한됐던 국내 게임 기술의 영역이 더욱 확장되리라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위험 신호는 그간 성장의 한계에 부닥쳤던 국내 게임기업들에 충분한 자극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돌리기 위해서는 민(民)과 관(官)의 합치된 노력과 대응이 필요하다. 현재 보편화돼 있는 사고와 기술의 단계를 한차원 높여야만 글로벌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고 또 앞서나갈 수 있다. 아케이드 게임과 패키지 게임이 주류였던 시기에 네트워크라는 획기적인 기술과 인프라로 세계 최고의 온라인 게임 강국이 됐던 것이 그 좋은 예다. 정보통신부는 차세대 게임산업에서 주도권을 선점해나갈 수 있도록 전략적인 지원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개별 기업 차원에서 추진하기 어려운 차세대 게임의 핵심기술 개발, 글로벌 테스트베드 등 고가의 시설 및 장비구매 제공, 중소업체의 게임 제작 지원, 언어 및 플랫폼 변환 등 현지화 지원사업, 글로벌시장에 대한 다양한 정보 제공 등이 진행 중이다. 정보통신부는 9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개발한 차세대 네트워크 기반의 크로스 플랫폼 게임 엔진기술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 기술이 휴대인터넷(WiBro)ㆍDTVㆍDMB 등 차세대산업과 결합되면 국내 온라인 게임산업은 기존 PC 플랫폼의 한계를 벗어나 한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정통부는 카네기멜론대학의 ETC(Entertainment Technology Center) 등 해외 연구소를 유치해 국내 온라인 게임 개발의 기술적 역량을 제고해나갈 계획이다. 아시아 넘어 세계로 나아가야 온라인 게임이 단순한 오락 중심에서 벗어나 교육ㆍ경제ㆍ의료ㆍ재난 등 다양한 분야와 접목돼 사회적 기여의 폭을 넓혀나갈 수 있는 정책도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예컨대 경제ㆍ역사ㆍ수학 등의 교육적인 효과를 가미한 에듀테인먼트 게임, 우울증 치료, 치매 방지 등 의료용 게임, 재난 대응, 군사훈련, 비행기 조종 등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강화시키는 시뮬레이션 게임 등이 그런 것들이다.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기업들이 위기에서 벗어나 새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내 아시아 중심에서 세계 중심으로 부상할 새 호기로 작금을 판단하고 있고 정통부가 그 일을 적극 돕겠다는 점을 다시 한번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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