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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산책/8월 14일] 소통의 노사문화

우리는 낯선 사람과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아주 서먹서먹하고 답답한 느낌에 짧은 순간을 긴 시간이라 착각하는 경험을 자주 하게 된다. 그러나 엘리베이터에서 오랫동안 아주 잘 아는 이웃을 만났을 때 반갑고 최근 궁금한 일들을 이야기하느라 짧은 시간에 아쉬움을 느낀다. 이 두 경험 사이의 차이점은 어디에 있을까. 굳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거론할 필요 없이 바로 두 사람 간의 소통에서의 차이를 보게 된다.

상호 대결구도는 악영향 줄 뿐

소통(疏通)이란 서로 생각하는 바를 충분히 이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막히지 않고 잘 통한다는 것이다. 통하기 위해서는 알아야 하고 알기 위해서는 서로 대화를 해봐야 한다. 불교에서 가섭이 염화시중(拈華示衆)의 미소로 석가의 뜻을 이해한다는 높은 영혼의 세계는 일반 사회생활에 적용하기 어렵다. 서로가 말을 하면서 설명함으로써 비로소 상대방을 이해하고 소통이 된다 할 것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는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을 하면서 세계가 놀라는 새로운 경제 강국으로 부상했다. 국가의 경쟁력이 그에 비례해 급상승했지만 유독 노사관계에서만은 경쟁력에 걸맞지 않게 아주 낮은 수준이라는 스위스 IMD의 평가는 새겨들어야 한다. 바로 노사 갈등이 심하고 노사관계가 불안정해 직·간접적으로 사회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서로를 적대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행동하는 노사문화가 노사 갈등의 수위를 높여 파업으로 몰고 가거나 부당해고 또는 부당노동행위로 귀결될 수 있는 원인이 되고 있다.

근로자와 사용자는 일차적인 목표가 상이해 원천적으로 일정한 정도의 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서로가 발전해야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공생관계이기도 하다. 이러한 갈등과 공생의 노사관계는 소통이라는 해법으로 새로운 문화를 열어갈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노사가 서로 상대방이 생각하는 바를 이해함으로써 소통이 되면 원초적인 노사 갈등도 효과적이고 생산적으로 관리될 수 있다.

갈등은 두 집단 간에 목표가 달라 희소한 자원을 서로 차지하려고 투쟁하는 상태를 말한다. 노사 갈등도 노사가 근로복지와 이윤 추구라는 서로 다른 목표를 추구함으로써 발생하는 현상으로 일견 투쟁만이 취할 수 있는 행위인 것처럼 보이지만 각자 목표의 상위목표인 회사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협력과 공생의 길을 추구할 수 있다.



서로 상대방을 부정하고 불신하고 이기고 빼앗으려는 자세로 대하면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몰입에 빠지게 되고 모두 패하게 되는 딜레마에 빠지기 쉽다. 반대로 서로 상대방을 인정하고 원하는 바나 관심을 두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이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노력하면 서로가 원하는 것을 얻고 모두 승리하는 윈윈(win-win)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남 이해하고 나의 이익 추구를

노사는 서로를 이해해 마음마저 소통되면 공존하며 동반 성장하지만 서로 이해하지 않고 자기영달만을 추구해 불통되면 동반 하락해 공멸에 이르게 된다. 이렇게 소통하는 노사문화는 근로자나 사용자를 동반 성장시키고 나아가 지역사회와 국가 경제에 도움을 주는 참으로 고마운 사회의 청량음료와 같다. 소통은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이해하려는 인내와 노력을 필요로 한다.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정보를 공유하고 대화를 해야 한다. 대화를 하지 않으면 상대를 알 수 없고 소통이 되지 않는다.

대화가 없으면 멀어진다(Out of communication, out of mind)고 했다. 노사는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이해하고 충족시키면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소통의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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