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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브레이크없는 추락'
입력2001-08-01 00:00:00
수정
2001.08.01 00:00:00
반도체 7월 감소율 63%나 "내달도 지속" 장기불황 우려수출경기가 하염 없이 추락하고 있다. 7월 중 수출감소율이 사상 최악을 기록하자 무역업계는 수출회복 시기를 점치기조차 불가능하다며 경악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 같은 최악의 수출경기는 보수적 전망을 내놓은 정부조차도 오는 9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경제성장 엔진의 냉각속도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6월 말 올 수출증가율을 당초 10.8%에서 0.4%로 대폭 수정했지만 플러스 성장마저 위협할 정도로 수출의 장기불황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 브레이크 없는 수출감소
반도체ㆍ컴퓨터 등 정보기술(IT)수출 부진은 어제 오늘이 아니지만 최근 들어 브레이크가 없는 듯 하락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수출 부진은 무엇보다 반도체가격의 급락에서 비롯된다. 64메가 D램에 이어 128메가 D램마저 가격이 폭락하는 바람에 7월 중 수출감소율이 무려 63%에 달했다. 지난해 7월 24억달러의 반도체수출이 15억달러로 추락했다.
더욱이 7월 들어서는 하이닉스반도체의 감산도 수출에 악영향을 미쳤다. 또 반도체경기와 동조하는 컴퓨터의 감소율은 6월의 22.7%에서 37%로 껑충 뛰었다.
이와 함께 유화ㆍ철강 등 주력 전통산업의 물량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출가격이 추가 하락하면서 수출액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 9월까지 더 악화될 수 있다
상반기 수출부진은 대외적으로 볼 때 미국과 일본경기 침체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플러스 성장을 보이던 유럽경기마저도 급냉, 하반기 수출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올 수출이 3ㆍ4분기에 가장 어려울 것으로 정부가 내다보는 이유도 독일 등 유럽경제의 불안이라는 또 하나의 악재가 도사리고 있다는 데 근거하고 있다.
또 IT제품 수요부진은 지속되고 철강ㆍ유화 등 수출가격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도 배경에 깔려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수출이 정부의 전망대로 4ㆍ4분기에 바닥을 탈출할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윤상직 수출과장은 "수출경기는 3ㆍ4분기 중 바닥을 찍고 미국의 경기부양효과가 나타나고 디지털 가전수요가 늘어나는 4ㆍ4분기부터 점차 나아질 것"이라며 연말회복론을 피력했다.
그러나 수출의 향배를 결정짓는 세계 경기는 기대만큼 회복의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고 선진국의 통상압력, 개도국의 수입규제 움직임 등 악재도 적지 않다.
또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유가는 무역수지에도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비용상승으로 수출전선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정부의 전망대로 4ㆍ4분기에 수출경기가 바닥권을 탈출한다 해도 본격 회복보다는 수출감소율이 다소 둔화될 뿐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권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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