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판단의 연속이다’라는 말이 있다.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들기까지 모든 일은 자신의 판단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지위가 높아질수록 판단의 영향력은 점점 넓어진다. 특히 기업의 수장인 최고경영자(CEO)의 판단은 기업을 성공의 길로 이끌기도 하고 때로는 그 반대의 일이 터지기도 한다. 리더의 판단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리더십 전문가인 저자들은 판단력을 효과적인 리더십의 핵심으로 다룬다. 리더로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바로 ‘현명한 결정’이라는 말이다. 불확실한 상황, 서로 충돌하는 수많은 요구, 여기에다 여러 경로로 가해지는 압박 등 리더의 자리란 수많은 의견들이 교차하고 충돌하는 게 일상이지만, 오로지 조직의 생존과 성공을 담보할 수 있는 결정을 내리고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 판단력이 바로 리더로서 조직의 가치를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저자들은 믿는다. 리더십에서도 특히 판단력을 집중 연구해 온 저자들은 판단력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정의 내린다. 판단력이란 크게 인물ㆍ전략ㆍ위기 등 세가지 영역에서 상황에 따라 내려지는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의미한다. 효율적인 판단을 위해 리더는 자신과 사회적 인맥, 조직과 이해관계자에 대한 상황적 지식을 충분히 확보해야 하는데 이를 ‘판단 매트릭스(judgment matrix)’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중요한 사안은 한번의 판단으로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전 HP CEO 칼리 피오리나가 2001년 컴팩을 인수하기로 한 전략적 판단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실행 과정의 오류로 빛을 잃고 말았다. 훌륭한 결정을 내리고도 행동이 뒷받침되지 않아 합병을 추진하지 못했고 애초에 기대한 실적을 올리지 못해 결과적으로 그녀의 컴팩 합병 결정은 오판이라는 혹평을 감수해야만 했다. 결정은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복잡한 ‘흐름’의 하나로 필요하면 빨리 수정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는 좋은 사례다. 책은 판단력의 프로세스를 준비ㆍ결정ㆍ실행으로 구분하고 각 단계별로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또 단계별로 풍부한 사례를 곁들여 효율적인 판단의 이해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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