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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이 몰고 온 살인
입력2005-11-28 13:40:07
수정
2005.11.28 13:40:07
"내 인생을 망가뜨린 것은 참을 수 있지만 하나밖에 없는 딸의 삶까지 파탄시킨 것은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28일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A(52.김제시)씨는 "딸과 사위,손자ㆍ손녀에게까지 폭언을 일삼고, 이때문에 결국 딸이 이혼하게 됐는데도 폭력을 멈추지 않았다"며 남편에 대한 분노를 삭이지 못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결혼한 뒤 27년 간 남편 C(60)씨의 폭력 때문에 하루도 마음 편히 살지 못했다.
술만 마시면 이유 없이 자신과 딸 B(26)씨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고 집안 살림을 부쉈다.
지난 1999년께에는 대학입시를 앞둔 딸에게 흉기를 휘둘러 상처를 입히는 일까지 있었다고 한다.
C씨의 가정폭력은 3년 전 딸이 결혼한 뒤 사위와 손자ㆍ손녀로 이어졌다.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자신의 집에 잠시 머물던 사위와 두 손자ㆍ손녀에게 '왜 처가살이를 하느냐. 집을 나가라'고 요구하며 수시로 폭언을 했고, 딸 B씨는 이를견디다 못한 남편에게서 보름 전 이혼당하고 말았다.
딸이 이혼한 뒤에도 C씨는 '보기 싫다. 애들 데리고 나가라'며 수시로 폭언을해 가족 불화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딸 C씨는 "모든 것을 잊고 화목하게 살기 위해 지난해 아버지가 목을 다쳐 병원에 입원했을 때는 남편과 함께 대소변을 받아낼 만큼 열심히 노력했다"면서 "하지만 이제 모두 허사가 되고 말았다"며 고개를 떨구었다.
경찰 관계자는 "오랫동안 누적돼온 가정폭력이 이런 끔찍한 사건을 불러온 것같다"면서 "나이 어린 두 자녀는 일단 친인척에게 인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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