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 ㈜LG·LG전자도 파나

소버린은 관계회사 이사회 결의에 따라 ㈜LG와 LG전자에 대한 투자목적을 ‘경영참여’에서 ‘단순투자’로 변경한다고 2일 밝혔다. 소버린은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SK㈜에 대해서도 최근 투자목적을 ‘단순투자’로 바꾼 뒤 지분을 전량 매각한 바 있어 ㈜LG(지분율 7.0%)와 LG전자(7.2%) 주식 매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버린의 마크 스톨슨 그룹 투자담당 대표는 “LG 경영진과 만남을 통해 소버린은 한국에서 ‘경영참여’의 범주에 속하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최근 개정된 한국 증권거래법에 의해 투자목적을 변경 공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버린은 앞으로 LG 경영진 교체는 물론 자사주 매입 및 고배당 요구 등 경영권과 관련된 모든 행위를 할 수 없게 된다. 소버린은 그동안 LG에 대해 ▦이사 및 감사의 선임ㆍ해임 또는 직무의 정지 ▦이사 및 이사회 등 회사의 지배구조와 관련된 정관 변경에 영향력을 행사할 의도가 있다고 밝혀왔다. 이 같은 소버린의 투자목적 변경은 LG측 지분매각을 위한 수순 밟기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현재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분매각 외에는 투자목적을 바꿀 만한 이유가 없다”며 “물량이 너무 많아 당장 장내 매각은 어렵겠지만 블록 딜 등을 통해 지분을 줄여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올해 초 SK㈜ 경영권 분쟁을 앞두고 LG지분을 샀던 것도 SK㈜ 지분을 팔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보인다”며 소버린이 LG를 SK㈜ 주가 띄우기에 이용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소버린은 SK㈜ 지분 인수로 2년4개월 만에 8,300억원의 막대한 투자수익을 올린 데 이어 LG 지분 매입으로도 326억원의 시세차익을 보고 있다. 소버린은 지난 1월7일 이후 한달간 LG전자 1,006만660주를 주당 7만2,098원에, ㈜LG 1,207만9,200주는 주당 2만663억원에 사들였다. 양사 주가가 2일 종가 기준으로 각각 6만6,500원, 2만8,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LG전자에서는 563억원의 손실을 입었지만 ㈜LG 주식으로 889억원을 벌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