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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민소득 3만弗 시대의 품질
입력2006-11-23 16:49:24
수정
2006.11.23 16:49:24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지난 2005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7,875억달러로 세계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12위권이면 경제 강국이라 할 수 있는 상위권이다.
그러나 문제는 올해 한국 국가경쟁력 순위로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은 24위, 스위스 국제경영대학원(IMD)은 무려 38위로 발표했다. 세계경제력 12위권 국가가 이런 민간기구의 보고서에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는 없으나 국가경쟁력은 미래 한국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라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것이다. 한국 경제가 글로벌 톱10에 진입하고 나아가 국민소득 3만달러 수준의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성장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고객요구 제품에 적극 반영
우선 품질에 대한 인식 전환이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품질이라고 하면 제품과 관련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원래 품질의 의미는 제품뿐만 아니라 추상적인 것과도 관련돼 있다.
예를 들면 품격ㆍ품성ㆍ품위 등을 들 수 있다.
국민소득 3만달러의 선진국은 제품ㆍ서비스의 품질, 사회적 품질 및 제도적 품질의 모든 부문이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인다. 이런 선진국 수준의 품질국가를 달성하지 않고는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오르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런 고품질을 어떻게 창출해나가느냐 하는 것이다.
첫째로 고객의 요구사항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 제품 및 서비스를 설계, 개발해야 한다. 많은 기업이 우수한 기술이 있으면 고객이 원하는 것을 쉽게 만들어 시장에서 큰돈을 벌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하지만 아무리 우수한 기술력으로 만들더라도 시장이 외면하면 실패다. 영국과 프랑스의 야심적인 합작품인 콩코드가 2003년 운항을 중단한 것도 결국은 고객의 니즈를 잘못 파악한 탓이다.
둘째, 처음부터 올바르게 되도록 프로세스를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처음에 방향을 잘 잡으면 문제 발생이 최소화된다.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원류 단계에서 품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한번에 제대로 만들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중국 고사에 편작 형의 이야기가 있다.
위나라 왕이 편작을 불러 이 나라에서 누가 최고의 명의인지 물었다. 그는 ‘큰형이 제일 명의이고 둘째 형이 그 다음이며 저는 세번째입니다’라고 답했다.
이유인즉 편작의 큰형은 사람들이 병의 증상을 느끼기도 전에 얼굴빛만 보고 장차 병에 걸릴 것을 알아내 미리 병의 원인을 제거해준다. 따라서 환자가 치료를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둘째 형은 사람들의 병세가 미미할 때 병을 치료해줘 환자가 자신을 낫게 해줬다는 사실을 제대로 깨닫지 못한다. 이에 반해 편작은 사람들의 병이 확실히 나타나 심할 때 치료해준다. 그래서 편작이 명의로 소문이 났다는 것이다.
이런 정신은 곧 제조 분야에도 연결할 수 있다. 즉 잘못 만들어진 것을 수정하면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우수한 인력 육성 병행해야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은 마인드와 역량의 혁신이다.
제도와 시스템은 그 자체에 문제가 있기보다는 그것을 만들고 운영하는 사람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가 더 많다. 인적자원의 역량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교육 훈련이야말로 고품질 시스템을 구축하는 길이다.
고품질이란 결함이 없는 것을 말하기도 하지만 매우 우수하며 독창적인 것을 말한다.
물론 예술작품에 비교할 수는 없으나 문제는 마인드인 것이다. 지극한 열정과 철저함이야말로 고품질 창출의 기본인 것이다. 이런 정성이 모아지고 다져져서 사회문화를 만들고 이 문화는 자연스럽게 고품질의 기반이 되고 전통이 돼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 국가 브랜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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