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에 손댔다가 환율 변동 여파로 큰 손실을 본 상장사들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일부 우량종목과 실적 개선을 달성한 종목의 경우 이 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선별적 접근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9일 주식시장에 따르면 올 들어 9개 상장사가 파생상품거래에서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지난 2006~2007년 단 한건의 파생상품거래손실도 없었지만 원ㆍ달러 및 원ㆍ엔 환율 변동이 심해지면서 위험관리를 위해 가입한 통화선물거래 및 환변동보험이 손실로 이어졌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CJ제일제당ㆍ동원금속 등 4개사가, 코스닥시장에서는 케이엠더블유ㆍ에버다임 등 5개사가 파생상품거래 손실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은 전날 선물 및 옵션거래에서 333억원의 평가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가는 3일간의 하락세에서 반등, 0.82% 오른 24만6,000원을 기록했다. 이정기 대신증권 연구원은 “파생상품거래 손실이 단기적으로 주가에 부담을 주겠지만 CJ제일제당은 제품 판매가격 인상으로 원가 부담을 줄이고 있고 해외계열사 역시 흑자전환 및 실적 호전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가 상승 요인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케이엠더블유는 파생상품 거래로 자기자본 대비 9.34%에 해당되는 61억원의 손실을 봤다. 장중에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이내 반등에 성공, 3.02% 오른 2만500원에 마감했다. 4일째 상승세다. 이장원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거래손실은 일회성 악재로 매출이나 영업이익을 훼손시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케이엠더블유는 높은 기술력과 다양한 매출처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기자본 대비 17.7%에 달하는 136억원의 파생상품 손실을 기록한 제이브이엠은 주가가 4일 연속 하락했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전상필 삼성증권 연구원은 “환율 변화에 따른 주가 변동성은 여전히 불안한 요인이지만 제이브이엠의 1ㆍ4분기 실적은 계절성을 감안할 때 견고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앞으로도 수출 규모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밖에 자기자본의 14.55%(73억원)에 달하는 파생상품 손실을 기록한 에버다임은 사상 최고 분기실적 및 동유럽 건설기계시장 진출 등에 힘입어 주가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환율 변동에 따른 파생상품 손실이 해당 종목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지만 이는 일회성 요인으로 펀더멘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단기적 악재에 흔들릴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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