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로터리] 용기와 지식경영

김순진 (놀부 대표이사ㆍ21세기 여성 CEO 연합회장)

[로터리] 용기와 지식경영 김순진 (놀부 대표이사ㆍ21세기 여성 CEO 연합회장) 김순진 (놀부 대표이사) 서울 신림동에 5평짜리 놀부보쌈집을 열고 처음으로 가게라는 것을 가져본 것이 지난 87년이다. 당시 가장 큰 관심은 고객이었다. 어떻게 하면 고객이 다시 오도록 만들까, 고객이 원하는 메뉴는 무엇일까. 뜬눈으로 밤을 새우는 날이 많았지만 찾아오는 고객이 하나 둘 늘어나는 것에 피곤함도 잊었다. 400명의 직원이 함께하는 제법 큰 기업이 된 지금, 고객만을 생각하는 고민은 여전하다. 다만 고민거리가 몇 가지 추가됐는데 그중 하나가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을 이끌고 경험을 효과적으로 전수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조직이 점차 커가는 것에 비례해 고민도 커져만 갔다. 그때 접한 것이 바로 지식경영이다. 조직내부에 축척된 지식의 90%는 무형의 것이며 이것이 공유돼야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곧 지식경영을 선포하고 사내 동아리를 만들었다.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열어 우수팀에게는 해외여행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했으며 좋은 연구결과는 경영에 즉시 반영했다. 이러한 노력이 알려지면서 언론사에서 주최하는 큰 상도 받았고 올해는 지식경영에 따른 생산성 향상을 공로로 생산성본부 리더십 부문 표창을 받았다. 숱한 시행착오와 우여곡절 끝에 얻은 값진 성과인 것이다. 지식경영을 추진해오면서 느낀 성공비결은 단순하다. 좋은 정보를 자신의 지식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참여하는 사람의 ‘배우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체면을 던지고 어린아이에게도 물어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용기가 어색하지 않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경영자의 역할이다. 요즘 새로운 지식경영 방식으로 ‘멘토링’과 ‘코칭’이 각광을 받고 있다. 노하우를 갖고 있는 선배가 후배에게 정보를 공유해주고 조언하는 멘토링은 개인의 성격과 특징을 파악한 이른바 ‘맞춤 교육’ 시스템이다. ‘코칭’은 멘토링과 유사한 개념으로 적절한 질문과 대답을 통해 함께 해답을 찾아나가는 상호협력적인 과정이다. 두 방법 모두 각 구성원의 지식을 향한 의지와 용기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그 결과도 달라진다. 최근엔 ‘리버스 멘토링’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선배가 후배를 가르치는 것이 아닌 오히려 후배가 선배에게 시대의 흐름이나 창의성을 가르쳐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세 사람이 걸어가면 그중에는 반드시 스승이 있다(三人行必有師)’ 라는 옛말도 후학들을 얕보지 말라는 의미를 품고 있으니 옛날이나 요즘이나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는 비슷하다는 것을 느끼기도 한다. 필자는 마흔이 넘어서야 학교공부를 시작했다. 늦은 만큼 지식에 대한 갈증이 더 심했던 것일까. 지금은 박사학위까지 갖게 됐지만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은 만큼 알고 싶은 것이 많기에 신입사원에게도 배우려는 자세를 유지하려 한다. 새로운 것을 얻기 위한 용기야말로 나의 덕목이자 발전하는 기업인의 자세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입력시간 : 2004-10-18 16:07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