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현종의 글로벌 워치] 세계경기 진단 중국 위앤貨 절상 금융혼란 우려 시기선택 고심'최대 5,000억弗' 부실자산 불거질땐 경제흔들시장충격 감안해 변동폭은 단계적 확대할 듯"핫머니 유출·성장둔화 큰 부담 안될것" 분석도 『 지난 주 중국 노동절 기간 온다 온다 하던 늑대(위앤화 절상)는 나타나지 않았다. 양치기 소년(일부 경제 전문가들)의 말은 이번에도 빗나갔다. 적지 않은 리스크를 떠 안고 중국이 통화 절상의 첫 단추를 과연 언제 어떻게 꿸까. 글로벌 불균형의 문제와 직접 맞물린 중국 경제 최대 현안을 점검해본다. 』 중국의 노동절 연휴 기간 위앤화 절상설은 2003년 이래 반복돼온 연례행사다. 올해도 그랬다. 그런데 분명 예년과는 좀 다른 모습이다. 불발(不發)로 인해 짐짓 수그러들 법한 긴장감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글로벌 불균형의 진원으로 지목 받아 온 중국의 고정환율제인 페그(peg)제. 최근 들어 바짝 미국이 앞장서 바람을 잡고 EU와 일본이 거들며 지구촌이 이 문제에 목을 매는 형국이다. 내성을 다지며 배짱으로 압력을 버텨온 중국도 이제 사실상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중국 경제 현황 위앤화 절상 부담 견뎌낼 만=지난달 29일 달러에 묶여 있는 위앤화 환율이 한때 정부 통제선의 하한(달러당 8.2760위앤) 아래로 떨어져 국제금융시장을 크게 술렁이게 했다. 수 읽기에 능한 중국 당국의 시장 떠 보기로 보는 견해가 많았다. 위앤화 절상이 임박했다는 시그널은 중국의 위앤화 절상에 대한 자신감의 의미로도 비쳐진다. 9%대 고성장을 이어가는 중국 경제가 실제 위앤이 절상될 경우 받게 될 타격의 정도는? UBS 워버그를 비롯 많은 경제 전문 기관들은 중국이 견뎌낼 만한 범주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즉 위앤화 가치 상승시 예상되는 수출 감소 및 수입 증가, GDP 증가율 하락이 중국의 성장에 큰 걸림돌이 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외국인직접투자(FDI)도 중국의 달러 환산 임금이 글로벌 최저 수준이고 내수 지향 FDI 비중이 3분의 2에 달하는 점을 감안할 경우 감소 효과는 크지 않을 거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핫머니(투기 자금)나 유동자본. 우려하는 건 위앤화를 조기 절상할 경우 이를 노리고 유입됐던 자금이 차익 실현 후 한꺼번에 빠져나가며 중국 경제가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를 것이란 점이다. 이에 대한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는 생각보다 낙관적이다. 전문가들의 분석을 빌어 신문은 중국의 폐쇄적인 자본 계정이 보호 요인이 되고 있고 1조6,00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의 경제 규모나 6,590억 달러 외환 보유액에 비하면 이들 자금 유출로 인한 문제의 폭발력이 중국 정부가 감당 못할 정도의 수준은 되지 않을 거란 견해다. 어려운 문제지만 해결의 가능성을 비추는 얘기다. 현재 중국에 유입된 핫머니는 270억 달러 정도로 추산되고 유입 자본의 상당부분은 화교들 돈이란 주장도 있다. ▦금융 고용 불안 및 사회 혼란 등 국내 시스템적 문제가 최대 관건=정작 문제는 앞서 밝힌 무역 외환 등 대외 경제적 측면이 아니고 국내 경제 시스템적 취약성이 중국 정부가 내심 더 고민하는 부문이다. 부실한 금융 시스템은 그 중에서도 대표 사례. 위앤화 절상으로 기업 수익성이 악화되고 이로 인한 부실은 다시금 부실 채권문제를 안고 은행으로 이전돼 금융시스템의 혼란을 가중 시킬 수 있다는 것. 3000억~5000억 달러로 중국 국내총생산의 40%로 추정되는 부실자산(NPL)을 잘못 건드릴 경우 중국 경제가 뿌리부터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 혼란도 우려되고 있다. 위앤화 평가 절상으로 계층ㆍ집단 사이 이익 구조에 변화가 일 경우 야기될 정치 사회적 소요에, 특히 수출은 줄고 수입 농산물로 타격을 받을 농민층이 문제다. 지금도 해결 난망한 과제인 실업 증가가 폭동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한편 명분을 중요시 하는 중국인들에게 정부가 부당한 서방의 압력에 굴복, 통화 정책을 바꿨다는 점은 큰 정치적 부담이 돼 통치 체제 불안으로 연결될 소지도 다분하다. 특히 정치가 경제를 좌우하는 중국의 특수성을 고려할 경우 더 그렇다. ▦단계적 절상 유력…정치적 결단만 남았다=위앤화 평가 절상의 시기와 정도에 대한 예측은 대충 몇 가지로 정리된다. 우선 가장 가까이는 ▲중국 외환시장에서 8쌍의 이종 통화 거래가 추가되는 오는 18일설(골드만 삭스 견해)을 필두로 ▲차기 G8 정상회담이 열리는 오는 7월설 그리고 ▲가까운 장래, 즉 금년 내는 없을 것이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모건 스탠리 이코노미스트 앤디 시에의 경우 중국의 위앤화 절상은 국영은행의 민영화한 금융시스템 개혁 이후에나 가능하고 4대 국영은행의 민영화가 최소 조건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절상 기대감만으로 앞으로 2년은 더 버틸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 당국이 투기 자금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를 높이는 점을 감안하며 특히 이들 세력이 예상치 못한 시점을 택해 불시 소폭(3~5%) 절상 가능성이 현재로선 유력해 보인다. 환율변동 폭은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다 최종 단계에서 자유변동환율제도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밴드폭 확대와 함께 복수 통화 바스켓제 등은 충분히 고려할 만한 대상이다. 그리고 외환 및 자본 자유화도 변동환율제 이행 과정과 맞물려 단계적으로 확대 추진될 확률이 매우 높다. 위앤화 평가 절상의 시기와 변동폭에 관해 쏟아져 나오는 단편적 전망에 휩쓸리기 보다는 시행 주체인 중국 당국이 시시각각 취하는 입장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위앤화 평가 절상이 원만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환율 전쟁은 물론 보호무역을 거쳐 전면적인 통상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에도 관심을 둬야 한다. 공은 이제 중국 정부로 넘어간 형국이다. 세계의 눈이 황사에 휩싸인 대륙을 주시하고 있다. 입력시간 : 2005-05-1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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