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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인터넷TV 도입, 더 늦출 수 없다

지난 8일 홍콩에서 폐막한 세계 최대의 통신 전시회인 ‘국제통신연합(ITU) 텔레콤 월드’는 사실상 인터넷TV(IPTV) 전시회나 마찬가지였다. 통신서비스 업체는 물론이고 단말ㆍ장비ㆍ유통ㆍ솔루션 업체 등 모든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저마다 자사의 기술이 인터넷TV를 위한 최고의 기술이라고 자랑했다. 지금까지 인터넷TV와는 전혀 상관이 없을 것처럼 보였던 마이크로소프트(MS)나 휴렛패커드(HP)까지도 인터넷TV가 다음 인터넷 시대의 ‘핵’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전시회가 폐막된 그 시점 한국에서는 방송위원회가 방송통신융합기구 설립 법안에 대해 거부하기로 입장을 정했다. 이 법안이 방송위원회의 독립성과 공익성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 초면 상용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인터넷TV의 도입시기는 다시 늦춰지게 됐다. 홍콩에서는 독점적인 케이블 방송사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터넷TV를 도입했다. 인터넷TV는 도입 2년 만에 전체 유료 방송 시장의 20% 이상을 점유하며 충분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홍콩에서 인터넷TV를 도입해서 생긴 이득은 단순한 경쟁 활성화에 그치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이전에는 값비싼 종량제로 인터넷을 이용했지만 인터넷TV를 결합 서비스로 이용하면서 훨씬 저렴한 요금으로 TV와 인터넷을 동시에 즐길 수 있게 됐다. 국내 케이블 방송사들은 조만간 고유의 방송서비스 외에 인터넷 서비스와 인터넷전화(VoIP)까지 제공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KT 등 인터넷TV를 준비하는 통신 사업자들은 언제 결정될지 모르는 법안 때문에 TV포털 등 반쪽짜리 방송 서비스만 제공하는 형편이다. 전 세계가 인터넷TV에서 통신서비스의 미래를 바라보는 사이에 IT 강국이라는 우리나라는 이제 겨우 시범서비스에 머물고 있으며, 그나마 상용화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인터넷TV는 방송의 전달 수단을 전파에서 네트워크로 바꾸는 것이다. 국민들의 부담이 줄고 서비스의 질 역시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법안의 미비로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지 못하는 것은 국민 모두의 손해다. 방송통신의 융합기구 설립과는 별도로 인터넷TV의 도입이라도 우선 해결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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