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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맹부삼천지교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영화란 일면 현실의 반영. 강남 부동산 폭등의 `캐치 프레이즈`였던 대치동 학원가 역시 영화 소재로서는 사뭇 독창적이고 `트렌디`할 수 있다. 거기에 진한 부정(父情)과 학창시절의 소소한 에피소드 등을 섞는다면. 그리고 한때 한국 영화를 주름잡았던 `조폭 코드`를 잊지 않는다. 26일 개봉할 `맹부삼천지교`가 보여주는 단상이다. 가진 거 라곤 초등학교 졸업장이 전부인 맹만수(조재현)는 아내의 죽음과 맞바꾼 외아들 맹사성(이준)에게 지극 정성을 바친다. `풀빵을 팔아도 명문대 나온 사람이 잘 판다`고 믿는 그의 집념은 그만큼 적극적이고 막무가내. 이러한 만수가 자식에게 좋은 교육환경을 마련해 주기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했다는 맹모의 교훈을 잊을 리 없다. 전라도에서 서울 달동네로, 옥탑방에서 학교 인근 아파트로 주거지를 옮겼던 만수는 `학원과 집과의 거리가 10km 이상이면 (대학에) 탈락한다`는 한 학부모 말을 듣곤 대뜸 사채를 얻어 강남 한복판으로 이사한다. 그것도 `모의고사 전국 1등`이라는 한 여학생 최정현(소이현)의 옆집이다. 생선장수로 일하며 행복한 꿈을 키우던 만수의 계획은 군말 없이 따라주는 아들 사성으로 인해 흔들림 없이 진행되는 듯 보인다. 하지만 옆집에 정현의 `삼촌`을 자처하는 조폭 두목 최강두(손창민)와 그의 부하들이 나타나며 문제가 생긴다. 갖가지 사고를 엮어내는 이들의 존재는 `꿈 같은 교육환경`을 그리던 만수의 눈에 핏발이 서게 만든다. 그리고 돌 잔칫날 아비가 쥐어주는 연필 대신 마이크를 잡았던 아들 역시 만수에게 `장애물`로 다가온다. 지난해 `동갑내기 과외하기`로 대박을 터뜨렸던 코리아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고 `영어완전정복`의 원안을 쓴 김지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는 대학입시 제도를 풍자하는 동시에 감동과 웃음을 구사하고자 여러 흥행 코드를 더했다. 아버지로 분한 조재현의 연기와 손창민의 변신 등도 주목할 만한 수준이다. 그러나 소재의 버무림이 감동으로 이어지는 데에는 더 많은 길이 필요한 법. 영화적 언어가 객석의 감흥으로 전달되기엔 많은 부분 과잉이 엿보인다. `바지바람` 이란 주제도 더 이상 새로운 것만은 아니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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