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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금융전략포럼] "금융사, 해외M&A서 단 1% 지분이라도 확보해야 미래에 기회"

■ 전은조 맥킨지 서울사무소 파트너 주제강연

제9회 서경 금융전략포럼5
전은조 맥킨지 서울사무소 파트너가 22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 9회 금융전략포럼에서 '뉴노멀시대, 금융한류를 위한 제언'이라는 내용의 주제 강연을 통해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 성공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권욱기자

"소유가 능사가 아닙니다. 미래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단 1%의 소수 지분 투자를 게을리해서는 안 됩니다. 소수 지분이라도 투자를 다변화하면 리스크가 분산되면서 금융회사의 밸류에이션(가치)도 올릴 수 있습니다."

전은조 맥킨지 서울사무소 파트너는 '제9회 서경금융전략포럼2015' 주제강연에서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한국 금융회사들에 인수합병(M&A)과 지분투자를 강조했다.

특히 한국 금융회사의 자본력으로는 아직까지 지분투자가 더 현실적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전 파트너는 "예를 들어 소유 규제로 인해 인도네시아 은행에 약 20%만 지분투자를 했다면 처음에는 작은 지분일지 몰라도 나중에는 지분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며 "지분투자를 통해 현지 금융당국 및 다양한 현지 파트너들과 관계를 쌓아두는 것 역시 해외 진출 성공을 위해 아주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틈새시장을 적극적으로 찾고 자신들만의 '게임의 법칙'을 만들라고 주문했다. 한국 금융회사가 정착하기 쉬운 한국과 환경이 유사한 해외 시장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으며 유럽에서든 동남아에서든 자신만의 전문성으로 비집고 들어갈 틈새 사업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 파트너는 또한 국내 시장에서 먼저 1~2위 수준의 지배적인 사업자가 되지 않으면 해외 진출 역시 성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순한 시장점유율로서가 아니라 자국 시장이나 특정 사업에서 최고 수준의 역량이 확보돼 있지 않으면 내수업체와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국내 사업이 안 되니 해외에 가자는 식의 발상은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모자란 전문성을 채우기 위해서는 글로벌 역량을 돈을 주고라도 사와야 한다는 부분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M&A의 경우 다른 곳에 자문을 구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회사 내에 강력한 M&A 팀이 있어야 M&A 이후 해외에 나가서 무엇을 할지를 생각할 수 있다"며 "일본 동경해상의 경우 영어에 능숙하지 않은 직원들이 대부분이지만 외국 인재들을 사와서 글로벌화에 성공한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전 파트너는 이날 글로벌 사업에 성공한 은행들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국내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최근 국내 은행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는 말레이시아의 CIMB그룹을 비롯해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의 인도 사업, 싱가포르 OCBC은행의 아시아 프라이빗뱅크(PB) 성공전략 등이 촘촘하게 소개됐다.

투자은행(IB) 역량이 강했던 CIMB의 경우 국내 은행들처럼 좁은 내수 시장의 한계를 절감해 해외 시장에 진출한 케이스다. 전 파트너는 "최고경영자(CEO)가 말레이시아 시장에 대한 과도한 편중을 의식해 지역 유니버설 뱅크가 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고 연쇄적인 M&A 및 합병 후 강력한 관리를 통해 글로벌화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실제 CIMB는 니아가은행(Bank Niaga), 리포은행(Lippo Bank), 타이은행(Bank Thai) 등 중소형 은행을 연달아 인수해 전문성을 보강했으며 해외 사업 과정에서는 로컬 사업부에 최대한 독립성을 부여해 현지화에 성공했다.

SC의 인도 사업은 기업을 대상으로 한 관계형 금융이 성공한 사례로 꼽혔다. 지난 1859년 인도에 진출한 SC는 지점망의 한계로 인해 인도 소매금융에서는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경영난을 겪는 가족경영 기업 등에 대한 전략적 지원을 통해 2008년 이후 인도 시장에서 연 38% 수준의 성장을 하고 있다. 인도 기업 고객을 상대로 SC의 전문성이 뛰어난 자금관리·지급결제 등 '트랜잭션뱅킹' 서비스를 제공한 것도 주효한 성공전략이다. 이외에 싱가포르 OCBC은행은 아시아 PB 시장의 빠른 성장세를 인식해 2010년 ING 아시아 프라이빗뱅크를 전략적으로 인수, 자산 규모 20억원 이상의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특화된 PB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성공전략으로 평가됐다.

전 파트너는 이 같은 사례를 통해 국내 금융회사들에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특화된 게임의 법칙을 만들 것을 강조했다. 그는 "현지 금융업체들이 만들어 놓은 게임의 법칙에 들어가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고유한 캡티브 마켓이나 특화된 현지 파트너십 등 자신들만의 분명한 경쟁력과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한국 금융회사들이 해외 법인이나 지점의 모든 의사결정을 관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릴 것을 주문했다. 그는 "해외 사업을 일일이 통제하게 되면 인재들이 떠나고 인재들이 떠나면 껍질만 남는다"며 "산탄데르은행의 경우 굉장히 M&A를 잘하는 곳이지만 정보통신(IT) 부문만 확실히 통합하고 나머지는 현지의 결정에 맡기는 식"이라고 소개했다. 해외 사업에도 자율성과 창의성을 부여해야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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