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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계쇼핑역사 바꾼 중국 광군제, 주역은 모바일이었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光棍節·솔로데이)가 세계 쇼핑 역사를 또 새로 썼다. 알리바바는 11일 0시부터 24시까지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912억위안(약 16조4,980억원)어치의 상품을 팔았다.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사이버먼데이 등을 포함한 미국 연말 쇼핑시즌 총판매액(65억달러·7조5,000억원)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치다. 불과 72초 만에 10억위안을 돌파했고 지난해 판매액(571억위안)도 12시간이 채 안 돼 넘어섰다. 13억 인구와 고속성장을 등에 업은 차이나파워가 다시 한번 빛을 발한 순간이다.

주목할 점은 이번 할인행사를 모바일이 주도했다는 점이다. 모바일이 시장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지적이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다. 문제는 속도와 규모다. 일상생활을 스마트폰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면서 광군제의 모바일 거래 비중은 지난해 46%에서 올해 68.7%까지 치솟았다. 중국에서만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게 아니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의 모바일 거래 비중은 2013년 22%에서 지난해 46%로 두 배 이상 뛰었다. 모바일이 세계 보편의 수단이 되고 소셜미디어서비스(SNS)를 통한 정보공유가 확산되면서 소비의 글로벌 장벽도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광군제에 전 세계 180여개국의 소비자가 참여한 것이나 우리나라의 해외직구 규모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 게 증거다.

모바일은 단순한 대세를 넘어 기업과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가공할 존재로 떠올랐다. 그럼에도 우리 온라인 소비시장에서 모바일의 비중은 13.9%, 거래액은 2조원에 불과하다. 이래서는 글로벌 경쟁에서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중국처럼 원스톱 결제 대상을 확대하고 제품과 결제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 빅데이터에 대한 규제도 완화해 기업들이 소비자 개개인에 적합한 맞춤형 서비스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세계 최강 정보기술(IT) 역량을 갖고도 시장 흐름을 놓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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