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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잠도 없이 연습했더니 동료들이 할머니라고 불러

'기적의 데뷔시즌' LPGA 신인왕 김세영

김세영
김세영이 25일 인터뷰에서 미소 짓고 있다. 김세영은 "마지막 대회를 끝내고는 잠이 안 올 정도로 여운이 길게 남았다"고 말했다. /사진제공=KLPGA

"낯선 무대라 연습 말고는 할 일이 없잖아요. 게다가 잠이 없어서 새벽부터 연습했죠. 새벽잠 없다고 동료 언니들은 저를 할머니라고 불러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기적의 데뷔시즌을 마무리하고 25일 한국에 들어온 김세영(22·미래에셋). 시즌을 돌아보는 그의 얼굴에서는 벅찬 감동이 묻어나왔다. 신인왕을 거머쥔 그는 올해의 선수 포인트 3위, 상금랭킹 4위(182만달러), 버디 수 2위(406개) 등의 눈부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글 수 14개로 '이글의 여왕' 별명을 얻었고 특히 만화 같은 극적인 우승들로 골프계를 경악시켰다. 4월 롯데 챔피언십 때 다 진 경기를 마지막 홀 칩인 파와 연장전 154야드 샷 이글로 뒤집는 장면은 올 시즌 LPGA 투어 최고 하이라이트로 손꼽힌다.

김세영은 "지난주 마지막 대회를 마치고는 거의 밤을 샜다. 처음 미국에 올 때가 떠올려지면서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지'라는 생각에 매 순간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며 "2016 리우올림픽 출전을 위해 랭킹포인트가 높은 LPGA 투어에 도전한건데 도전하기를 정말 잘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첫 우승(2월 바하마 클래식)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내년에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는 ANA 인스퍼레이션"이라고 했다. 올해 메이저인 ANA 대회에서 김세영은 다 잡은 우승을 놓치고 공동 4위에 만족해야 했다. 후유증이 클 것 같았지만 바로 다음 대회인 롯데 챔피언십에서 보란 듯 정상에 올랐다. 지난 1일에는 중국 하이난섬에서 끝난 블루베이 대회에서 마지막 홀 버디로 3승째를 챙겼는데 3승을 모두 섬 지역에서 거둔 터라 LPGA 투어 캐디들은 김세영을 '아일랜드 걸'로 부른다.



김세영은 드라이버 샷 평균 263야드를 기록한 장타자지만 그린 적중시 퍼트 수 13위(1.78개)가 보여주듯 정교함도 장착했다. 하루 5시간씩 퍼트에 매달린 것은 잘 알려진 사실. 낯설 수밖에 없는 코스적응을 위해서는 월요일부터 코스를 살폈다. 골프선수에게 월요일은 보통 휴일. 김세영은 휴일 없는 강행군을 펼친 셈이다. 얼마나 연습량이 많았는지 클럽이 깨지고 닳아 새 제품들로 전면교체할 예정이다. 김세영의 유일한 취미는 힙합 음악 듣고 랩 따라 하기. 로린 힐의 'Can't Take My Eyes Off You'를 가장 좋아하고 요즘은 국내 래퍼 트루디의 랩을 따라 한다. 김세영은 "힙합 음악을 완전 사랑한다. 올 시즌은 여유가 없었지만 내년에는 미국에서 콘서트장에도 가볼 계획"이라고 했다. 얼마 전 199달러에 산 이어폰이 올해 자신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라는 그는 어머니에게는 첫 우승 부상인 명품시계를 선물했다고 한다.

27~29일 부산 베이사이드GC에서 열릴 이벤트 경기 ING생명 챔피언스트로피에 출전하는 김세영은 다음달 4~6일 4개 투어 대항전 더퀸즈(일본)에 나간 뒤 바로 미국으로 돌아가 내년 시즌을 준비한다. 김세영은 여자골프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줄리 잉스터(미국)의 잊지 못할 '눈빛'을 가슴에 새기고 앞으로의 10년을 설계하겠다고 했다. "1주일 전 신인왕 수상 연설 때 제 얘기를 귀담아듣는 소렌스탐, 잉스터랑 눈이 마주친 거예요. 와, 정말 잊을 수가 없어요. 여운이 진짜 강하게 남더라고요. 저도 그분들 발자취를 따라 전설이 돼야겠죠?" /부산=양준호기자 migu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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