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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강력하고 투명한 의사결정 시스템(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내부는 물론 외부와도 적극적으로 대화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회계사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이것이 반영돼야 합니다."
올리비아 커틀리 국제회계사연맹(IFAC) 회장은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회계사 대회(CAPA 2015)에 참석해 "지난 1997년 아시아 지역의 금융위기 이후 기업의 거버넌스가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부패 문제, 내분 가능성 등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의 내부 감사, 재무제표 작성, 임원 보수 산정 등의 업무를 투명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회계사가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부터 조성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노력을 통해 기업의 의사결정 능력이 올라가고 투자자와 주주의 이익도 보호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커틀리 회장은 전 세계 회계사의 권익을 대변하는 IFAC의 수장으로 미국 대형 은행 US뱅코프와 외식 업체인 파파존스의 사외이사로 활동한 회계·재무 전문가다.
기미타카 모리 일본공인회계사협회(JICPA) 회장은 "아시아 지역에서 기업 지배구조와 관련한 여러 문제가 발생했지만 외부감사인·투자자가 힘을 한데 모아 투명성을 회복하려는 노력을 이어가야 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회계사가 기업이 만든 재무 정보에 신뢰성을 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업의 재무최고책임자(CFO)가 자본시장의 중개자로서 보다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황성식 삼천리 사장은 "자본시장에서 기업의 투명성 제고와 주주 친화정책 확장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CFO도 그에 부응하는 역할을 해야 할 때"라며 "기업 지배구조 개편, 지속 가능한 성장계획 등 투자자에게 도움이 되는 전략을 수립해 내부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본시장 및 투자자와의 소통을 위한 기업 CFO의 구체적인 행동 방안으로는 적극적인 해외 투자설명회(로드쇼), 활발한 기업설명회(IR), 투명한 정보공개 등을 꼽았다. 황 사장은 "CFO의 이 같은 활동은 주주와 기업의 정보격차를 줄이고 자본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계사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CAPA는 한국·미국·중국·일본·인도·호주·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의 회계 사회가 모인 지역 기구로 4년에 한 번씩 회계사 대회를 연다. 1989년에 이어 서울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1,300여명의 회계사들이 참석했으며 29일까지 진행된다. 이날 개회식에는 커틀리 회장을 비롯해 정우택 국회 정무위원장, 김재경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임종룡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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