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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게 춤" 브라질 출신 세계적 안무가 데보라 콜커 내한

2001년 올리비에상 안겨준 '믹스'(Mix) 한국에 첫 선

브라질 출신의 세계적인 안무가 데보라 콜커/사진=LG아트센터





“세상의 모든 일이 춤이 될 수 있다.”

브라질이 낳은 세계적인 안무가 데보라 콜커(56·사진)가 한국을 찾았다. 2001년 그에게 영국 공연계 최고 권위의 ‘올리비에 상’을 안겨준 대표작 ‘믹스’(Mix)를 선보이기 위해서다. 콜커는 “일상에서 발견한 아이디어를 세계와 조합해 무용으로 표현하는 게 내 삶”이라며 “그 중 믹스는 몸짓으로 인간의 일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믹스는 1996년 리옹 댄스 비엔날레에서 초연한 작품으로, 스포츠·발레·현대무용·서커스를 혼합해 인간의 몸과 육체의 한계에 도전한다. 콜커의 초기작 ‘볼케이노’(1994)와 ‘벨룩스’(1995)를 혼합(Mix)한 이 작품은 패션쇼 런웨이의 우아함과 그 이면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패러디한 ‘패션쇼’, 엘비스 프레슬리·롤링 스톤즈·도나 썸머 등 유명 가수의 러브송을 배경으로 사랑의 숭고함과 연민·잔혹함을 23개의 파드되로 표현한 ‘열정’, 거대한 바람개비를 배경으로 몸의 회전을 탐험하는 ‘일상’, 수직으로 세워진 대형 인공 암벽에서 익스트림 스포츠와 무용 사이의 독특한 움직임을 펼쳐내는 ‘등반’ 등 7개 주제를 2개 파트로 나누어 보여준다.

수직 암벽 무대를 아무런 장치 없이 오르내리는 무용수를 통해 몸이 빚어내는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등반’ 공연 장면/사진=LG아트센터





“사실 볼케이노는 감정표현이 중요하고, 벨룩스는 에너지가 강조되는 정말 상반된 성격의 작품이에요. 함께 섞을 생각을 전혀 못 했던 것들인데, 언젠가 프랑스의 한 프로듀서가 두 공연을 함께 가져가자고 설득하더군요.” 처음엔 ‘안 될 일’이라고 거절하던 콜커는 프로듀서의 끈질긴 구애(?)에 ‘각 작품에서 잘 어울리는 부분을 혼합해 새 이야기로 가져가도 흥미로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렇게 ‘믹스’가 탄생했다.

거대한 바람개비를 배경으로 몸의 회전을 탐험하는 ‘일상’ 공연 장면/사진=LG아트센터



콜커는 피아노와 발레, 현대 무용 외에 배구선수·심리학 전공자라는 독특한 이력으로도 유명하다. “다양한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콜커는 “운동을 하면서 ‘세상엔 불가능한 것은 없다’는 것을 배웠고 피아노, 심리학을 배우며 얻은 많은 메시지가 내 작품에 녹아들어 있다”고 전했다. 탁월한 리듬감과 운동성, 에너지가 집약된 작업은 그가 연출한 태양의 서커스 ‘오보’(Ovo)를 통해 이미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그가 연출한 오보는 2008년 전 세계 4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당시 콜커는 ‘생태계의 다양성을 표현해 달라’는 태양의서커스 측 의뢰에 거대한 수직 배경에 땅속 개미집처럼 보이는 곤충 세계를 그려넣고 진기한 곤충으로 변신한 무용수들이 그 위를 점프하고 오르내리게 해 큰 박수를 받았다.

내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릴 올림픽 개막식 안무를 맡기도 한 그는 “브라질이 현재 정치·경제적으로 많이 힘든 상황”이라며 “지나치게 화려한,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 개막식보다는 (지금까지 그래왔듯)움직임을 새롭게 표현하는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모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는 안무를 짤 때 음악·공간·생각을 어떻게 몸으로 그려낼지를 먼저 고민해요. 이런 생각을 이해하는 관객들이 믹스를 보면서 저와 충분히 소통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콜커의 바람이 담긴 ‘색다른 몸짓’의 향연은 23~24일 LG아트센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송주희기자 ss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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