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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육아휴직 두 달 쓰겠다" 공언한 저커버그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지난 20일 딸이 태어나면 두 달간 육아휴직을 쓰겠다고 공언했다. 직장에 다니는 부모가 신생아와 시간을 함께하면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연구내용도 인용했다. 비록 사규에 정해진 넉 달의 시한을 다 쓰지는 않았지만 가족과 보내는 시간의 중요성을 표현하는 데는 충분했다. 3년 전 구글 임원에서 야후 CEO로 영입된 지 3개월 만에 아들을 낳고 2주 후 업무에 복귀한 머리사 메이어 야후 CEO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저커버그는 세상에서 가장 바쁘고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런 페이스북 CEO가 곧 태어날 딸의 육아를 위해 금쪽같은 시간을 할애하겠다고 나섬으로써 가족과 일이 결코 대립하는 것이 아님을 실천으로 보여준 셈이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CEO가 육아휴직을 떠났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저커버그보다 메이어에게 후한 점수를 주는 우리 조직문화 탓이다. CEO도 안 가는데 어떤 간 큰 직원이 휴직계를 낼 것인가. 불이익이 있지는 않을까, 일시 휴직이 영원한 휴직이 되지는 않을까 주저하다 육아휴직은 없는 것이 돼버린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남성 회사원의 육아휴직률이 4.5%, 공무원이 1.8%에 불과한 것은 이런 이유다. 이러니 그림의 떡이라는 푸념이 나올밖에.

저출산은 우리가 직면한 최대 난제 중 하나다. 국내 생산가능인구가 내년 이후 감소한다는 어두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육아휴직은 가정과 일의 양립을 통해 세계 최저의 저출산 문제를 완화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해 남편이 휴직 기간 중 일부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더 쉬운 방법이 있다. CEO가 솔선해 육아휴직을 쓴다면 직원들이 눈치 볼 일도, 불이익을 걱정할 일도 없을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CEO는 메이어인가 아니면 저커버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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