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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표절 넘어 '표지 갈이'까지… 교수들의 후안무치

다른 사람의 책을 표지만 바꿔 마치 자신이 쓴 책인 양 출간한 대학교수들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원저자와 출판사들은 이를 알고도 묵인하거나 발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교수는 표지만 바꿔 무려 3~4권을 출간했고 같은 책을 4·5명의 이름으로 바꾼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같은 '표지 갈이'와 관련해 입건된 교수가 전국 50여개 대학에서 200여명이나 된다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우리 사회의 최고 지성인 대학교수들이 이런 후안무치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는 사실이 개탄스럽다.

이들의 행위가 조직적이고 악의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은 충격적이다. 원저자는 나중에 출판의 편의를 약속 받고 표지 갈이를 눈감아줬고 허위 저자는 재임용을 위해 양심을 버렸다. 출판사는 해당 서적을 해당 교수가 강의하는 대학 근처에서만 판매하는 교묘함까지 보였다. 마치 조직범죄 영화를 보는 듯하다. 허위 저자가 제자에게 책을 팔기 위해 표지를 바꿨다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과연 학자가 맞는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책 도둑인 이들과 비교하면 표절은 애교 수준에 불과하다. 이러고도 어떻게 대학 강단에 서서 강의를 할 수 있는지 그 뻔뻔함에 기가 막힐 따름이다. 이들을 스승이라 여겼던 학생들이 불쌍할 뿐이다.

시대의 양심이자 도덕성의 최후 보루인 교수들이 이렇게 된 데는 대학 당국의 책임도 크다. 표절이나 성범죄 등 학내 부정이나 비리·범죄가 일어나도 책임을 묻기보다 외부에 알려지지 않을까 두려워 무작정 덮으려 했던 게 대학 구성원들의 윤리의식을 흐리게 만들었을 수 있다. 대학은 검찰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혐의가 명백한 교수들을 즉각 퇴출해야 마땅하다. 교수와 학생의 윤리의식을 높이고 연구논문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는 등 자정노력에 나서야 함은 물론이다. 검찰도 이번 사건을 철저히 파헤쳐 검은 커넥션이 이 땅에 발붙일 수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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