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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우리 몸 속엔 네안데르탈인 DNA도 흐른다

■ 잃어버린 게놈을 찾아서






잃어버린 게놈을 찾아서



고고학이라면 곡괭이를 들고 땅을 파는 것이라는 일반적인 통념이 있다. 유적지를 뒤져 유물이나 화석을 찾는 일이다. 이와는 다르게 엄정하게 살균처리된 실험실에서 진행되는 고고학도 있다. 이른바 'DNA 고고학'이다. 고대 화석의 DNA를 분석해 이의 계통을 밝히는 일이 그들의 역할이다.

'잃어버린 게놈을 찾아서'는 저자 스반테 페보가 원시인의 뼈 화석에서 떼어낸 DNA로 인류의 시원을 밝힌 작업들에 대한 기록이다. 그는 1985년 고대 이집트 미라의 DNA를 분석해 이들 왕족들의 혈통을 밝히면서 새로운 학문분야를 열었다. 이후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호모사피엔스)의 계통연구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현생 인류의 탄생을 둘러싸고 호모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의 관계 여부는 오랫동안 논쟁거리였다. 인류의 직계조상으로 추정되는 호모사피엔스가 4만년전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이주했을 때 유럽에는 이미 네안데르탈인이라는 또 다른 '인류'가 터를 잡고 있었다. 13만년전에 처음 등장한 네안데르탈인은 호모 사피엔스와 경쟁하다 3만년전 갑자기 사라졌다. 과학자들은 네안데르탈인과 호모사피엔스의 피가 섞였는지, 아니면 호모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을 멸종시키고 홀로 섰는지 오랜 논쟁을 벌여왔다.

페보는 DNA 연구 결과, '융합설'에 손을 들었다. 페보는 네안데르탈인의 DNA 유전정보(게놈) 분석을 통해 그들이 호모사피엔스와 이종교배를 했고 이것을 현생인류에게 전했다는 것을 증명했다. 현생인류에게 있는 네안데르탈인의 DNA는 2% 정도 된다는 수치까지 확인했다.



책에는 저자가 화석의 DNA를 연구하며 겪은 어려움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는 시장에서 송아지의 간을 사다 인공 미라를 만드는 과정에서 죽은 생물에서도 DNA가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멸종 동물과 고생 인류 연구에 뛰어든다. 상태가 양호한 뼛조각을 얻기 위해 독일과 크로아티아, 스페인을 다니며 발품을 팔거나 다른 학자들과 전쟁 아닌 전쟁을 벌인 에피소드도 흥미롭다. 1만8,000원.

/최수문기자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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