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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Market] 3D 프린팅서 뒤처지는 한국

외국선 조형물·건축 등 적용 활발… 시제품 생산수단 머무르는 한국



최근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가 발표한 2015년도 프론티어 기술(frontier technologies)에 나노·로봇공학과 함께 3D 프린팅 기술이 포함됐다. 이들 분야가 정체된 세계 경제의 성장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특히 2~3년 전부터 3D 프린팅 기술의 영향력은 계속 증가해 많은 분야에서 활용이 기대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바이오나 장신구 분야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하고 있다. 이는 기존 제조기술과 대비해 크기, 속도 및 재료 등의 많은 분야에서 극복해야 할 한계를 가지기 때문이다.

특히 크기의 한계가 3D 프린팅 기술의 응용 범위를 가장 크게 제한하고 있다. 3D 프린팅 기술이 피겨(모형)나 시제품 제작에만 활용되다 보면 3D 프린팅 기술의 무한 가능성이 좁은 프레임에 갇히지 않을까 우려된다. 화가나 공연, TV프로그램 스태프들에게 "예술품이나 무대장치들을 제작해달라"고 의뢰가 들어올 때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보유한 프린터 크기로는 부탁한 것을 만들기 어렵다"고 설명하면 실망하는 모습을 종종 볼 때가 있다. 이를 보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3D 프린터는 시제품을 만드는 기술로만 인식될 것 같다'는 걱정을 하게 됐다.

현재 3D 프린터가 가장 활발하게 적용되는 분야는 반지나 목걸이와 같은 장신구와 사람마다 맞춤형이 요구되는 의수, 인공두개골·활동보조기기 등 바이오 의료 분야다. 하지만 대형예술이나 인테리어·건축, 그리고 자동차·우주항공 등 분야의 활용도는 낮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건물을 짓거나 대형 구조물을 만들 수 있는 3D 프린팅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나라도 있을 정도다. 중국·유럽·일본에서는 건축 분야에서도 3D 프린팅 기술이 시도되고 있다. 네덜란드는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복잡한 구조물을 2층 건축물로 만들 계획을 발표했다. 5m 높이의 대형 3D 프린터가 사용되고 모래와 돌 등 건축 자재가 활용된다. 두바이에서는 건물과 그 안의 가구까지 모두 3D 프린터로 제작하는 사무실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철근 콘크리트, 유리섬유·석고·플라스틱을 이용해 짓는데 높이 6m의 대형 프린터를 사용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를 맡게 된 중국 기업 '윈선'은 얼마 전 거대 프린터를 이용해 매일 10채의 집을 지어 난민 시설이나 아프리카와 같이 주거가 부족한 곳에서 집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스타트업인 로컬모터스는 최근 내년에 3D 프린터로 자동차를 만들어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44시간 내 3D 프린터로 자동차 차체와 새시, 내부 장식, 세부 부품을 출력해 고객의 취향에 맞는 소형 전기차를 만드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벌써 도로 위를 달릴 수 있는 수준에 이른 것이다. 람보르기니 등 고급 스포츠카 기업이나 GM과 같은 중형 세단에 적용한 예가 늘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자동차 새시의 소재를 알루미늄에서 3D 프린팅으로 만든 탄소봉으로 바꿔 무게를 90%까지 낮춘 스포츠카가 소개되고 있다.

우리에게도 기회가 있다. 외국 기업과의 기술 격차가 그렇게 크지 않은 점은 긍정적이다. 특히 대형 3D 프린터의 경우 제어 기술과 소재 분야가 중요하며 이 부분에 연구개발 투자가 필요하다. 건축물이나 자동차는 안전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해 기존 3D 프린터보다 기계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열에도 잘 견뎌야 한다. 기존의 복합 공정과 소재를 사용하는 기술에 비해 복합소재를 프린팅할 때 현재의 3D 프린팅 기술이 가지는 한계도 극복해야 한다.

앞으로 대형 3D 프린터가 가져올 응용 분야는 매우 다양해질 것이다. 건축물·대형조형물·인테리어, TV나 공연, 영화세트, 미륵사지탑 등 대형 전통건축물 복원, 도시의 마천루를 짓는 데 활용해볼 수 있다. 크기의 한계를 극복하는 기술개발이 시급하다.

문명운 서울경제 객원기자·KIST 계산과학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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