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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英 밀월시대? 환영과 불편 사이…

시진핑 '역사적' 의회연설, 기립 박수 없이 반응 냉랭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영국 국빈방문 기간에 총 300억파운드(약 53조원)를 웃도는 경제협력 협정을 체결하기로 하는 등 영중 정부의 밀월관계가 이번 시 주석의 영국 방문을 계기로 한층 공고해지고 있다. 하지만 양국 간 '황금시대'의 막이 열리는 것을 지켜보는 영국인들의 속은 편치만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영국 철강산업을 고사시키는 중국산 철강 덤핑과 인권 문제를 비난하는 여론 때문에 시 주석에 대한 영국의 반응은 열렬한 환대와 냉랭한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에 도착한 시 주석은 이날 오후 영국 국회의사당인 웨스트민스터 로열갤러리에서 중국 국가주석으로는 처음으로 의회 연설에 나섰다. 하지만 11분간의 '역사적' 의회연설은 시작부터 어색한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환영사를 맡은 존 버커우 하원의장이 최근 '민주주의의 대변인'이자 '국제적인 자유인권의 상징'인 아웅산 수지 여사가 영국 의회에서 연설했다는 점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의원석에서 그의 발언을 듣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버커우 총리를 노려봤으며 시 주석은 아무 반응도 나타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후 시 주석은 연설에서 2차 세계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양국의 오랜 우호를 강조하며 "양국 관계를 새로운 고도로 끌어올리자"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어로 진행된 시 주석의 연설에 대한 영국 의회의 반응은 냉랭했다. 연설 도중 의원들 사이에서는 단 한번의 박수도 나오지 않았으며 연설 후 기립박수도 없었다.

거액의 투자선물 보따리를 안고 온 시 주석이 이처럼 온전한 환대를 받지 못하는 것은 영국 정부가 경제협력을 위해 중국의 인권 문제를 덮으려 하는 데 대한 불만 때문이다. 노동당의 폴 플린 하원의원은 영국이 "매질하는 손을 핥으며 아첨하는 스패니얼(개)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시 주석 방문기간에 불거진 영국 철강업체들의 대규모 감원 소식도 중국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자극하고 있다. 앞서 영국의 캐퍼러인더스트리가 파산신청을 하면서 1,700명의 일자리가 위태롭게 된 데 이어 이날 인도 철강업체인 타타스틸도 영국사업부에서 1,200명 감원계획을 발표했다. 영국 언론들은 철강산업이 고사위기에 내몰린 것이 중국산 철강 덤핑 때문이라고 보고 캐머런 총리가 시 주석에게 이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물밑의 불편한 기류와 무관하게 영중 양국 관계는 어느 때보다 돈독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캐머런 총리는 영국과 중국이 300억파운드가 넘는 교역 및 투자 관련 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라면서 이는 영국에 3,9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중국 정부는 런던 금융시장에서 50억위안 규모의 1년 만기 위안화 표시 국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중국이 외국에서 위안화 표시 국채를 발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영국 정부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2년짜리 관광비자 발급 비용을 현 324파운드에서 85파운드로 대폭 인하하기로 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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