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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가브랜드 공동창조로 이뤄야

성과·결과 하향식 주입서

기고=김유경 한국외국어대 대외부총장

꽃에 아름다운 향기가 있듯이 국가에는 매력적인 품격이 있어야 한다. 한 나라의 품격은 그 사회를 구성하는 공동체가 오랜 시간에 걸쳐 더불어 만들어가는 과정의 산물이다. 이러한 국가의 품격을 국가브랜드라고 부른다. 해방 이후 한국의 역사 흐름을 돌아보면 초기에 경제가 중요했던 빈곤의 시대에는 한강의 기적을 강조했지만 이제는 전통문화의 복원과 중흥을 예고하는 정신문화를 강조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현 정부는 문화융성을 국가 비전의 핵심과제로 표방하면서 광복 이후 70년을 지탱해왔던 경제발전에 문화와 한국의 얼과 정신을 접목시켜 우리의 품격을 찾으려 한다. 이미 한류는 우리 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시켜줬고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드높이는 성공사례로 자리 잡았다.

한국이 가진 과거의 우수한 문화를 다시 꽃피우기 위해서는 우리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한국의 정체성·한국다움, 참 한국, 한국의 진면목이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은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정체성은 전통을 기초로 하는 본질적 정체성과 시대에 따라 스스로를 구성하는 구성적 정체성으로 구분된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Lof Morning Calm)'와 홍익인간은 우리가 열강에 노출될 때 보여줬던 본질적 혹은 기본적 정체성의 상징이다. 이제 우리는 세계화와 더불어 새로운 국제적 환경과 시대의 변화에 따른 구성적 정체성의 상징으로 '역동의 나라 (dynamic korea)' 한국을 들고 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정적(靜的)인 나라요, 정(情)이 많은 민족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지 않은가. 정의 나라 한국은 곧 연대의 나라이다. 이러한 연대성은 우리 민족문화의 창조적 원천이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가 간직했던 인내하고 기다렸던 역동성은 과거와 현대와 미래를 융합하는 비전적 성장동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한국의 정체성을 제대로 찾아내야 할 때다. 5,000년 역사 속에서 은근과 끈기와 정을 나누는 민족으로 서로 연대를 통한 문화창조와 외침 속에서 민족 정체성을 유지해온 것이 바로 우리 문화의 뿌리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 한국인의 정체성은 우리 국민 모두가 참여해 함께 만들어내는 이른바 공동창조의 과정을 통해 구성돼야 한다. 1990년대 말부터 시작됐던 국가의 대내 결속과 대외홍보를 겨냥한 국가브랜드의 형태는 대중형이자 하향식이었다. 이러다 보니 자칫 국민이 동원되거나 대중매체에 의해 수동적으로 조작되는 선전식 프로모션이 주류를 이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결과 정권의 교체와 함께 관련 콘텐츠는 사장되거나 분산 수용돼 족적을 상실하는 결과를 낳게 되면서 국가브랜드 자산은 더 이상 축적되지 못했다.



과거 국가브랜드 경영이 성과와 결과를 주입하려는 노력으로 주를 이뤘다면 향후 새로운 패러다임의 국가브랜드는 정부·공공기관·기업·국민이 함께 협력해 공감을 이끌어내는 참여형 브랜드가 대세가 될 것이다. 국민이 참여하고 공감하며 확산돼 가는 과정을 통해서 매력적인 국가의 품격을 이뤄가야 할 것이다. 앞으로의 국가브랜드 관리는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 브랜딩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것이 곧 공동창조의 본질이다. 국가의 정신적 원천을 찾아 국가브랜드 전반에 응용하고 이를 다양한 문화자산으로 드러내고자 하는 노력은 간단없이 지속돼야 한다. 공동의 세계를 구축하고 국민과 더불어 대한민국의 진면목을 찾는 노력이 바로 새로운 국가브랜드 패러다임의 시작이다. 요컨대 한국 민족의 정이란 이웃을 돌아보고 공감을 이끌어가는 연대성에서 비롯됐다. 이 연대성은 국가의 구성원들이 끊임없는 상호작용과 의사소통 과정을 통해 조화와 균형을 이뤄가는 협치이며 공동창조의 미학이다.

김유경 한국외대 대외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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