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총 메고 있는 쿠르드 아이들에게 카메라 들고 세상과 소통하게 했죠

부산영화제 찾은 고바디 감독









인터뷰 하는 바흐만 고바디 감독
/=연합뉴스



"시리아 난민촌의 쿠르드족 난민 청소년들에게 카메라를 쥐여주고 아이들에게 검이 아닌 예술이, 총이 아닌 카메라가 중요하다고 가르쳤습니다. 그것이 세대에서 세대로 전해지면서 우리의 삶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도록 도울 것입니다."

쿠르드족의 현실을 보여주는 영화 '나라 없는 국기'를 들고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쿠르드족 영화감독인 바흐만 고바디(46·사진)는 지난 3일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 센텀캠퍼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 국가를 명시할 수 없다는 것은 굉장한 슬픔"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란과 이라크의 국경에 있는 도시 바네에서 태어난 고바디 감독의 이 영화는 영화제의 '국가별 작품 색인'의 '이라크' 칸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들고 다니는 여권은 이란 여권과 '쿠르디스탄' 여권이며 영화제에 영화를 보낼 때 '이라크'로 분류해 보낸다"고 밝혔다.

'나라 없는 국기'는 쿠르드족인 가수 헬리 루브와 파일럿 나리만 안바르가 각자의 방식으로 쿠르드족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루브는 핀란드에 살다가 사명감을 안고 고향으로 돌아와 아이들을 위한 구호 활동을 벌이고 쿠르드의 독립과 평화를 희망하는 노래를 발표했다. 쿠르드족 최초의 조종사 안바르는 아이들을 미래의 조종사로 키우고자 학교를 연다. 그러나 이슬람국가(IS)의 폭격이 시작되고 둘은 전장으로 향한다. 고바디 감독은 "쿠르드는 철망에 발을 잘못 내디뎌 다리가 네 동강 난 소녀 같은 민족"이라며 "일단 국기를 먼저 만들고 그것을 꽂을 땅을 찾아 나선 첫 번째 민족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쿠르드인의 현실을 다루면서도 자신만의 '서명'을 영화에 담고 싶었다는 그는 자신이 직접 연출하지 않은 특별한 작품도 이번 영화제에 들고 왔다. 그는 시리아 난민촌의 쿠르드족 난민 청소년들에게 카메라를 쥐여주고 영화를 찍도록 가르쳤다. 그가 제작자로 부산영화제에 출품한 단편 옴니버스 다큐멘터리 '국경의 아이들'은 그렇게 난민촌 아이들이 직접 만든 영화다. 아이들은 카메라 앞에 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카메라에 자신의 삶을 내비친다. 그는 "목표는 아이들이 실제로 카메라를 만지게 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기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언론과 외부인이 아니라 아이들만의 방식으로 기록해 세계와 그것을 나누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주년을 맞은 부산영화제에 덕담을 내놓으면서 동시에 영화제 독립성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곳의 젊은 관객들은 어느 곳과 비교해도 가장 열정적이지만 정부 지원금 문제(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금 삭감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를 알게 돼 충격을 받았다"며 "가까이 중국만 해도 엄청나게 거대한 영화제를 계속 만들고 있는데 한국 정부가 왜 영화제에 더 지원하지 않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