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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역오일쇼크' 글로벌경제 덮치다

유가 배럴당 37달러… 6년10개월래 최저


글로벌 경제에 '역(逆)오일쇼크'의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국제유가의 '날개 없는 추락'으로 원자재 수출 중심의 신흥국이 경제난에 빠지고 위기가 다른 신흥국으로 전염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증폭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유럽 등 선진국도 당분간 디플레이션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2.32달러(5.8%) 폭락한 배럴당 37.65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진이 한창이던 2009년 2월 이후 6년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유가 추락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4일 총회에서 감산 합의에 실패한데다 서방의 경제제재 해제를 앞둔 가운데 이란의 증산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당장 유가 폭락에 원유수출국의 국가부도 위험이 급상승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러시아의 경우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지난 이틀간 9.14bp(1bp=0.01%) 뛰어 294.14bp까지 올랐다. 브라질도 457.00bp로 9.51bp 급등했고 멕시코는 167.55bp로 7.55bp 치솟았다.

이미 신흥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이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중국 경기둔화 우려 등에 주식ㆍ채권ㆍ통화가치가 트리플 약세를 보이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베스트먼트(MSCI) 신흥시장주가지수는 올 들어서만도 16%나 급락했다. 2011년 이후 4년 만에 최악의 성적이다.



또 7일 하루에만도 콜롬비아 페소화,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각각 3.85%, 2.35%나 폭락했다. 가뜩이나 악재가 산적한 마당에 유가 추락 리스크까지 불거진 셈이다. 특히 석유 등 원자재 가격 추락은 브라질 등 일부 신흥국의 경제난과 정정불안을 촉발하며 외국인 자금이 신흥국 전체 시장에서 이탈하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가 하락은 선진국에도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유가 하락은 소비지출 여력을 높여 장기적으로 경제에 긍정적 요인이지만 유럽ㆍ일본 등의 최우선 목표인 디플레이션 탈출에는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우 11월 물가상승률이 전년동기 대비 0.1%에 그친 가운데 유가 추락세가 지속되면 목표치인 '2.0% 바로 밑 달성'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영국도 11월 물가상승률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금리 인상 시점이 늦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 때문에 연준만 '나 홀로' 긴축에 나서는 주요국 통화정책 디커플링(비동조화)이 가시권에 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신흥국이 직격탄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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