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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권 지역예산 나눠먹기 해도 너무 한다

국회가 3일 새벽 386조4,000억원의 내년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이 지역예산 명목으로 수천억원의 딴 주머니를 챙겼다. 매년 되풀이되는 정치권의 구태지만 이번에는 내년 4·12총선을 겨냥해 여야 모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정도가 유독 심했다. 게다가 시한에 쫓기면서 끼워 넣다 보니 도로·철도사업 등의 무리한 증액은 물론 정부 안(案)에도 없던 예산이 신규 배정되는 웃지 못할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법안과 예산안 처리를 놓고 막판까지 대립했던 여야지만 지역예산 챙기기에는 한마음이었다. 어느 해보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의 증액 규모가 큰 것도 문제였지만 그마저도 양당의 정치적 텃밭인 대구·경북과 호남에 편중돼 두 지역에서만도 7,000억원 가까이 증액됐다. 감액이 주장되던 울산~포항 복선 전철 사업비는 막판에 오히려 300억원 늘었고 영천~언양 고속도로는 175억원 증액됐다. 호남에서는 보성~임성리 철도사업이 애초 계획의 2배인 500억원으로 늘었고 정부 원안에 없던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예산이 20억원 신규 배정되기도 했다.

무리한 예산 챙기기에 나서다 보니 해당 사업의 타당성이나 경제성은 도외시됐다. 정부에 따르면 내년에 첫 사업비가 투입되는 500억원 이상의 대규모 SOC 사업 중 절반에서 적자가 예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14개 사업 중 7개가 경제성 평가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고도 정치적 입김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내년 예산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총사업비 3조4,000억원의 대형 사업이 결국 적자상태로 전락해 국민 부담만 늘릴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는 국회 예산심의 초기에 '인간 쪽지' 문제를 제기하며 졸속심사와 여야가 예산을 주고받는 구태 재연을 우려하는 국민 여론을 전했다. 그럼에도 국회는 이러한 국민 여론을 깡그리 무시하고 낯 뜨거운 '거래'를 감행하고도 처리시한을 지켰다며 자화자찬하고 있다. 이 정도로 후안무치한 국회가 내년 총선에 고개를 디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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