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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지난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9%를 기록했다. 분기 성장률이 7% 아래로 떨어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았던 지난 2009년 1·4분기 이후 6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3·4분기 GDP가 17조3,595억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증가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같은 성장률은 시장 예상치인 6.8%보다는 0.1%포인트 높지만 당초 중국 정부가 올해 목표치로 내세웠던 7%대를 지키지는 못했다. 3·4분기 성장률이 7% 밑으로 떨어진 것은 제조업의 부진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1차산업과 2차산업이 각각 4.1%, 5.8%의 성장률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 3차산업은 8.6%의 성장률을 보였다.
3·4분기까지의 올해 누적 성장률 역시 48조7,774억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일단 중국 내부에서는 이날 발표된 성장률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7% 성장률이 무너졌지만 정부의 당초 목표 달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중국 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이날 국가통계국은 "신규 취업자 수 등 취업 지표와 주민소득 증가율이 긍정적"이라며 "서비스업 산업 성장속도가 빨라지며 내수소비를 자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민일보도 이날 사설에서 "경제를 이끄는 삼두마차 중 수출과 투자는 아직 하락세지만 소비가 살아나고 있고 첨단산업의 성장률이 호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도 중국 경제에 대한 조심스러운 낙관론의 근거다.
하지만 생산·투자 지표가 회복되지 않고 있어 성장률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중국의 '바오치(保七·7%대 성장률 유지)' 시대가 올해 끝이 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에 주목했다. 이날 함께 발표된 산업생산은 시장 예측치보다 낮은 전년 대비 5.7% 증가하는 데 그쳤고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 역시 10.3%로 시장 예상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인민은행이 풀어놓은 유동성이 산업생산이나 인프라 투자 등으로 유입되지 않고 금융시장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증시 거래량 급감이 성장률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도 나왔다. 롄핑 교통은행 이코노미스트는 "6월 이후 자본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증권·보험·신탁 등 금융기관이 큰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비관적인 것은 산업생산이다. 중공업·가공제조업 등의 과잉생산 부담이 여전히 큰데다 부동산의 재고부담은 철강과 시멘트 등의 수요회복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성장률에 대한 신뢰성 역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와 산업생산 등 성장률을 결정 짓는 경제지표들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시장 예상치를 웃돈 성장률은 통계의 정확성에 다시 의문을 가지게 한다"고 지적했다.
관건은 중국 정부가 앞으로 쏟아낼 경기부양책의 강도다. 전문가들은 4·4분기 지급준비율이나 금리가 추가 인하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왕타오 UBS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기존 부양책이 부분적으로 효과를 발휘하고 있지만 경기둔화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추가 부양 조치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중국이 7% 성장 목표 달성에 무리수를 던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리커창 총리가 최근 경제좌담회에서 "취업 지표와 경제성장률을 웃도는 국민소득 증가율, 지속적인 환경개선만 유지된다면 성장률이 7%를 조금 밑돈다고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언급한 것 역시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오는 26일 시작되는 5중전회에서도 향후 5년간 경제성장률 목표를 6.5%로 낮추며 6%대 성장률을 공식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베이징=김현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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