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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TK) 지역에 출마하는 '진박 (眞朴·진실한 친박)'인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의 대항마였던 이종진 의원(대구 달성군)이 18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심(朴心)을 앞세운 진박들이 TK에서 낮은 지지율을 보이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와중에 추 전 실장이 한 자리를 확실하게 꿰차면서 여권 주류의 '친박 벨트' 구축작업에도 탄력이 붙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새롭게 출마를 선언한 추 전 실장을 믿고 백의종군하겠다"며 "추 전 실장이 지역발전과 국가발전에 저보다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이기 때문에 불출마를 선언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에는 애초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투입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됐다. 하지만 여권 주류의 '친박 재배치' 작업이 진행되면서 곽 전 수석은 대표적인 유승민계 의원인 김희국 의원이 버틴 대구 중남구로 출마지를 바꿨으며 달성군에는 추 전 실장이 새로운 진박 인사로 투입됐다.
이런 가운데 추 전 실장의 대항마로 끝까지 당내 경선을 치를 것으로 전망됐던 이 의원이 갑작스럽게 불출마를 선언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 의원은 지난 13일 TK 지역 현역 의원 가운데 가장 먼저 예비후보 등록을 했을 뿐 아니라 불출마 입장을 밝힌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지역행사에 참석하는 등 선거활동에 열의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TK 사정에 정통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전 실장이 투입되면서 언론이 대결구도를 만들기 위해 이 의원을 비박계 인물로 몰아갔지만 지역 공무원 출신으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지역구를 그대로 물려받은 이 의원은 친박계 인사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권 주류로부터 거부하기 힘든 회유를 받고 돌연 불출마를 결정한 것이라고 본다"고 해석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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