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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을 가득 안은 장미 정원의 풍경이 대한(大寒)의 추위도 밀어낼 정도로 따뜻하다. 밝은 노란색과 분홍색이 어우러진 눈부신 색감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짧은 붓질로 꼼꼼하게 화면을 가득 채운 작가의 손길 또한 분위기를 북돋운다. 아무런 설명 없이 눈으로 느끼는 아름다움만으로도 마음이 충만해지는 그림이다.
에두아르 마네와 클로드 모네의 영향을 받은 작가 앙리 르시다네의 초기작은 주로 고전문학에서 착안한 주제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었지만 지난 1900년 제르베루아라는 작은 마을을 방문한 뒤 그곳에 정원이 딸린 집을 마련하면서부터는 고운 정원과 정갈한 실내의 풍경에서 영감을 얻어 그림을 그리고는 했다.
풍경화는 물론 실내와 꽃 그림까지도 마치 안개가 자욱하게 낀 것처럼 서정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르 시다네 화법의 특징이다. 이렇게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감을 거리낌없이 사용했다는 점에서 인상주의의 정점에 있는 작품 중 하나라고 할 만하다. /조상인기자 ccsi@sed.co.kr
※'풍경으로 보는 인상주의' 전은 오는 4월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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