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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아시안벨트] "시간은 돈" 검역·통관 간소화… '불모지' 中서부 정조준해야

<2> 중국 내륙을 열어라

유통기한 6개월 '바나나 우유' 통관·검역에 두달

FTA 발효 계기 '48시간 통관' 민관협력 제도화를

넓은 영토로 물류 난제… aT 지원·온라인 연계 필요



#1. 지난 7일 칭다오 항구를 통해 들어온 바나나우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보름 남짓 지났지만 이틀로 줄어든다던 통관절차는 여전히 10여일이 걸렸다. 위생증이 발급되는 검역에 추가로 30~35일이 소요돼 통관·검역에 총 40~45일이 잡아먹혔다. 바나나우유 수입상은 "유통기한이 6개월인데 이래저래 두 달 정도 허비하는 셈"이라며 "대륙 안쪽으로 더 들어갈 여유가 없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2. 중국에 나간 지 5년 된 식품 업체 A사. 이 회사는 내륙 진출을 위해 현지 물류기업과 계약을 맺으려다 포기했다. 중국 업체가 적은 물량을 이유로 터무니없이 높은 계약금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 김모 부장은 "납품하는 양이 적으면 배송 자체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며 "배송이 돼도 비용 때문에 경쟁에서 밀린다"고 푸념했다.

중국의 대한(對韓) 농식품 수입은 지리적으로 인접한 산둥성(37.7%, 2013~2014년 평균), 랴오닝성(14.6%), 베이징(13.4%)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곳의 수입 비중이 65%를 넘는다.

그런데 같은 기간 중국의 농식품 수입 증가율을 보면 동부 연안이 아닌 서북부 경제 낙후지역(27.2%)과 산시성(38.7%) 등이 더 높다. 농촌경제연구원의 전형진 박사는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는 우리로서는 최대 소비처인 연해 지역 공략을 계속하면서도 내륙으로 수출을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거점도시를 명확히 설정한 뒤 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관 등 비관세장벽 여전=현지 식품수입상과 기업들은 중국 공략의 1차 관건이 비관세장벽 해소 여부라고 말한다. 관세인하는 고급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우리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호재라는 설명이다. 그런 맥락에서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는 수입상의 능력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통관·검역절차를 간소화·제도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하지만 올초 들른 칭다오에서는 FTA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지방정부만 31개인 중국에서 일관된 시스템이 정착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그대로 맞아떨어지고 있는 것. 한국산 식품을 수입·유통하는 진안식품의 한광웅 회장은 "통관검역에서 진을 빼기는 지금도 마찬가지"며 "앞으로 실제 통관절차가 많이 단축되는지 살펴보고 추가로 한국 식품을 더 들여올지 말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현지 식품 업체 고위임원은 "비즈니스에서 시간은 곧 돈"이라며 "다만 한국 정부가 주도해 비관세장벽 해결에 나설 경우 그간 (관시를 동원해) 열었던 루트에 피해가 가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어 현지 사정에 맞춰 세심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물류도 난제…인터넷쇼핑도 연계해야=중국 진출의 1차 난제가 들쑥날쑥한 관세·통관절차라면 2차 난제는 물류다. 중국의 땅덩이는 한반도 크기의 44배나 되고 교통 인프라도 열악한 데가 많다.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기업으로서는 처음부터 물량을 크게 가져가기 어렵다. 국내 대기업들도 대부분 현지 수입상에 중국 공략을 의존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내륙 공략은 과업에 가까운 것이 현실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지난해 5월 칭다오에 5,500㎡ 규모의 물류법인을 세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올해부터 냉동·냉장식품 물류 지원에 나선다는 것이다. 냉동·냉장식품은 유통기한이 짧아 보관과 물류에 비용이 많이 든다. 특히 aT는 현지 물류 업체와의 위탁계약을 통해 중국에 소량을 수출하는 영세 중소기업의 물류배송도 지원하기로 했다. 성광돈 aT 칭다오법인장은 "물류가 원활해지면 베이징을 비롯해 칭다오·상하이·선전 등 동부 연안도서 위주로 소비되고 있는 한국 식품이 2~3선 내륙도시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허난성 정저우를 비롯해 후베이성 우한, 후난성 창사, 산시성 시안, 쓰촨성 청두 등을 권역별 수출 유망지로 꼽고 있다.

인터넷쇼핑을 활용할 필요성도 대두됐다. 중국 인터넷쇼핑 거래규모는 2,950억달러(2013년 기준)로 이를 통한 농식품 거래는 중국 전체 소비재 판매액의 8.0%를 차지한다. 현지 식품 업체 관계자는 "온라인이 B2B·B2C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며 "다만 온라인채널은 제품 노출에 어려움이 있어 오프라인 유통망과 병행해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칭다오=이상훈기자 sh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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