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친박 중진' 먼저 치고 비박 친다

고령·다선 친박계 살생부 나돌아

명분 확보·비박계 반발 최소화

대대적 전략공천 나설 가능성

더불어민주당이 컷오프 명단과 전략공천 지역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잠시 휴전 양상을 보이던 여권 내에서도 물갈이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고령·다선'의 친박계 일부를 공천에서 배제해 물갈이 명분을 확보한 뒤 전국에 걸쳐 대대적인 전략공천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5일 오전에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기 전 공천은 물론 어떤 현안과 관련해서도 발언을 삼갔다. 벌써 나흘째 친박계에 대한 '침묵시위'를 이어간 셈이다.

이 위원장 역시 최근에는 공천 신청자 면접에 주력하면서 겉으로는 날 선 발언을 자제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날 부산·경남(PK), 26일 대구·경북(TK) 지역 면접에 이어 다음달 초 현역 자격심사까지 돌입하면 잠잠했던 계파 갈등이 다시 폭발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친박계 살생부'가 나도는 등 벌써부터 흉흉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 명단은 친박계 중진인 H·S·K·L·S 의원 등을 '희생양'으로 지목하고 있다. 고령·다선의 친박계 중진에 대한 용퇴론이 당내 일각에서 일찌감치 제기된 가운데 이 위원장이 이들을 먼저 날림으로써 물갈이 명분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비박계의 반발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구상 위에 '현역 컷오프'와 '우선추천제'를 적절히 활용하면 TK와 서울 강남은 물론 수도권과 충청 등 전국에 걸친 전략공천이 가능해진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후보 면접이 모두 끝나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부터 공천전쟁의 '본편'이 시작될 것"이라며 "현재 나타나는 계파 간 '확전 자제 모드'는 폭풍전야의 일시적 양상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나윤석기자 [e-mail]